안양지역의 '아름다운 이웃'을 기다립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부부와 45마리 아이들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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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4-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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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94

13평 남짓되는 경기도 안양의 한 연립주택,
그곳에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부부와
'소리 없이 우는 강아지' 45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 카라는 <SBS스페셜> 팀과 함께
45마리 강아지와 옹기종기 살고 계시는 부부를 찾아갔습니다.
 
'유기견 45마리'
가족에게 버림받은 상처가 있는 아이들,
다시는 버림받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카라 활동가와 SBS 취재진을 보고 힘차게 짖어댑니다.
마치 자신을 좀 더 예뻐해달라는 듯이... 
 
하지만 '들리지 않는 목소리'
그동안 아이들이 짖는 소리에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어떤 이웃은 조폭까지 불러 위협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 어머님은 대부분 아이들을 성대 수술시켰습니다.
아이들을 곁에 두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두 분이서 45마리를 돌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아이들 모두 청결하고 털 관리도 잘 돼 있었습니다.
애견미용 기술이 있으신 어머님 솜씨랍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아이들마다 철창으로 공간을 나눠 보호 중이시고
용변을 보면 바로 치우기 때문에 집안 역시 깨끗했습니다.
 
최근 들어온 몇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성화수술을 했고
보호한 지 오래돼 병치레가 잦은 노령견은 작은방에 따로 공간을 마련해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10년 전, 길을 떠돌아 다니는 한 아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집으로 들인
마음 여리신 아버님, 어머님.
 
두 분의 그런 착한 심성을 아는 이웃들은
이사를 가면서 문 앞에 버리고 가거나, 유기견을 데려다주는 식으로
45마리나 되는 아이들을 부부에게 떠안겼습니다.
이미 많은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어 더이상 못 받는다고 하면
다시 버리겠다고 협박해서 거절할 수가 없으셨다고...
 

오랫동안 천식을 앓아오신 아버님.
지속적인 통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지만
집을 비우면 아이들이 짖는 소리에 민원이 들어올까봐
가까운 병원에도 마음 편히 못 가십니다.
 
출장미용과 가사도우미 일로 생계를 책임지고 계신 어머님.
아무리 열심히 벌어도 마흔일곱 대식구가 먹고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사료와 약을 안 살 수도 없고...
지금은 빚까지 진 상태라 아버님, 어머님의 마음은 항상 무겁습니다.
 

이 아이는 눈이 녹아내려 앞을 보지 못합니다.
나이가 많아 제대로 걷지도 못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같이 두면 치일까봐 따로 분리시켜 놓고
대소변도 직접 받아내시는 아버님, 어머님.
아픈 아이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돌보고 계셨습니다.
 

4년 전에 들어온 이 아이는
남자에게 학대를 당했는지 아직도 아버님을 경계합니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 더 큰 사랑으로 치유해줘야 하는데
얼마나 더 큰 사랑을 줘야 이 아이가 마음을 열까요?
 
자신이 아픈 것보다 아프면 아이들을 못 돌볼까봐 더 걱정인,
그래서 마음대로 아플 수도 없다는 아버님, 어머님.
아이들을 돌보느라 정작 본인은 잘 먹지도, 아파도 치료받지도 못하고 계신 두 분을 위해
카라가 나서기로 했습니다.
 
 
                                           <안양지역 회원분들과 봉사일정을 의논하는 카라활동가들>

카라는 두 분이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휴식시간을 가지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4월 첫째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을 대신 돌봐주고 있습니다.
용변 치우기, 아픈 아이 돌보기 등 어렵지 않은 봉사지만
덕분에 아버님, 어머님은 10년 만에 마음 편히 외출을 하실 수 있게 됐습니다.
 
더 이상 개체수를 늘리지 않고, 지금 있는 아이들만이라도 잘 보살피고 싶다는 부부.
누구보다도 열심히 아이들을 돌봐주시고 계신 두 분에게
강아지를 버리는 이웃, 강아지 때문에 싸우는 이웃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웃' 도 있다는 걸 보여주세요.
그리고 '필요한 이웃' 이 되어주세요.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45마리 아이들의 이야기는
4월 21일 일요일 <SBS스페셜>에서 자세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4

전주미 2013-04-15 15:21

어머나..이런 가슴아픈 사연이 ... 많은 집들을 봤지만 이렇게 실내의 집이 강아지 우선으로 꾸며진것은 처음 봅니다 일요 스페셜도 놓치지 않고 봐야겠어요.. 그리고 봉사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경진 2013-04-12 09:44

봉사대가 오래오래 이어지길~~~~


임미숙 2013-04-11 16:41

강아지들은 최선을 다해 저희가 잘 보살펴드릴께요. 두분은 봄날 꽃구경도 하시고, 마트 구경도 가시고, 그런 소소한 즐거움을 많이 느껴보셨음 좋겠네요.


이슬기 2013-04-11 09:14

카라에서 드리는 도움이 두분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아이들을 끝까지 잘 돌봐주실수 있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 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