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순간을 이겨내고 호전 중인 길냥이들의 후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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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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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학대받아 골절상을 입은 ‘대추’]


‘대추’의 구조자분은 모 지역에서 몇 년 동안 고양이들을 돌보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언제나 하던대로, 밥을 살뜰히 챙겨서 주시고 있던 구조자분은, ‘대추’가 몇 주 동안 보이지 않아 근심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매일 오던 고양이가 오지 않으니, 이상하게 여긴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대추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구조자분은 대추의 모습을 보자마자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고 합니다. 

대추의 모습은 처참한 상처로 칠갑되어 있었고, 턱은 반으로 부러진 듯 했으며, 가슴 쪽에는 커다란 상처가, 팔도 온전치 못했고 전체적으로 피범벅이 되어있던 상황이었습니다. 놀란 마음에 대추를 급히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갔고, 대추를 보던 수의사는 ‘아직까지 살아있는게 기적일 정도다’라며 대추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구조 직후, 대추의 심각한 상태)


대추는 턱이 반으로 쪼개져서 덜렁거리고 있었고, 구내염 또한 심각하여 전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 팔과 가슴은 살이 많지 않아 벌어진 상처를 봉합하기도 힘들었고, 특히 상처가 심한 곳들은 구더기가 나오기 직전이라고 했습니다. 수의사는 아무래도 사람에게 학대받은 것 같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건네며, 턱과 가슴 쪽의 상처가 이렇게 심각한 것은 고양이들끼리 다투거나 혹은 개에게 물리거나 해서 생기지 않는 상처라는 이야기를 덧붙였다고 합니다. 


대추의 상처가 너무 심각해서, 구조자분은 잠시나마 편히 보내주고자 안락사를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대추가 살고 싶어 나를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끝까지 치료를 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임보처도 있고, 상처가 전부 아물 때까지 돌봐줄 분들도 있기에, 대추는 긴 수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대추의 1차 수술)

(2차 수술 후 회복실에서 회복 중인 대추)

(3, 4차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회복실에 있는 대추. 확연히 나아지고 살도 조금 더 붙은 모습입니다)


대추는 턱 골절, 신경 및 피부 봉함, 전발치 등 다양한 수술을 최종 4차에 걸쳐 받고, 여전히 회복 중입니다. 

총 수 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네 번의 수술을 견뎌낸 대추는, 구조자분과 임보자분의 도움을 받으며 현재 꾸준히 회복 중이라고 합니다.



[영역싸움으로 크게 상처를 입었던 ‘봉규’]


구조자분은 모 지역에서 캣대디로 지내시며 동물보호명예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동물, 특히 유기동물들에 대해서는 책임이 깊은 분이었습니다. 

주변 지인이 임보한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말을 듣고, 통덫을 설치하여 고양이를 찾고자 대기하고 있던 날 저녁, 다른 곳에서 갑자기 고양이들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려 이를 지켜보셨다고 합니다.

다급히 달려가보니, 치즈냥이와 고등어냥이 두 마리가 신경전을 하고 있었으며, 그 중 고등어냥이는 오른쪽 앞발이 꺾인 듯 굳어보였고, 피가 계속 흘렀으며 엄청난 악취가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등어냥이의 상태가 너무 심각해보여, 통덫을 고등어냥이 쪽으로 설치한 후, 참치캔을 놓아주니 배가 많이 고팠던 듯 허겁지겁 참치를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리가 성치 않아 고양이를 구조하려던 찰나, 동네 주민분이 오셔서 다리가 그런지 꽤 오래되었다는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그대로 두면 분명히 도태되고 또 다시 싸움에 밀려 힘든 생활을 할 것으로 생각하여, 구조 후 병원에 고등어냥이를 데려간 구조자분. 일단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고, 치료 후 구조자분 본인의 집에서 케어하기로 마음먹었던 구조자분은 본인의 이름을 따서 고등어냥이의 이름을 ‘봉규’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한눈에 봐도 다리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걸 실감할 수 있는 봉규)

(봉규의 앞다리 상태는 심각했고, 절단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봉규는 다리 절단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살기 위한 처치였으니 불가피하다는 판단이었고, 다행스럽게도 수술을 잘 마치고 봉규는 회복에 들어갔습니다. 


(앞다리가 절단수술된 봉규지만, 여전히 너무 예쁜 모습입니다)


수술 후에도 아직은 온전치 못한 팔을 부여잡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 봉규지만, 점차적으로 회복될 것이라 믿고, 봉규를 지켜보던 동네 주민들도 모두 구조자분을 응원해주신다고 합니다. 

구조자분은 회복 중인 봉규를 보면서 ‘구조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이따금씩 눈시울을 붉힌다고 합니다. 




[임신부터 출산까지 힘겨운 여정을 보낸 ‘하양이’]


구조자분은 주로 수유묘들이나 유기된 아기고양이들을 돌봐주시던 캣맘이었습니다. 


어느날 집 근처 고양이급식소 앞에서 예전처럼 사료를 챙기던 중, 팔 다리가 마르고 배가 축 늘어진 고양이가 도로에 나와 길을 헤매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 가까이 가서 지켜보니 임산한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고양이들에 대해 극도로 경계심이 높은 것을 알게 된 구조자분은 이 고양이를 일단 며칠 동안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로드킬의 우려도 있고, 금방이라도 새끼를 낳을 것 같아서 통덫으로 포획을 시도했고, 임신냥이는 순순히 통덫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구조자분의 보호가 시작되었습니다.


(냥이의 구조 당시 모습)


처음에는 별다른 일 없으니 임신냥이의 분만이 이루어졌습니다. 총 8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에 한 마리는 죽어있었고, 남은 꼬물이들을 핥아주기 시작한 냥이에게 나머지 새끼들을 보듬어주고 임시로 이름을 ‘하양이’로 지어주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끼를 낳고도 부풀어있는 배와 피 때문에 걱정을 하던 구조자분은, 이후 하양이의 배에서 또다시 사산되어 나온 고양이 한 마리를 더 받아내었고, 그때부터 하양이는 밥을 먹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몸이 아픈 채 세상으로 나온 하양이의 새끼들 모습)


이대로면 하양이의 상태가 위급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구조자분은 하양이를 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강제급여도 할 수 없었고 하양이가 이런 상황이라면 남은 아기들의 생명도 위태하기 때문에, 하양이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심각한 자궁염증과 높은 백혈구 수치, 더 이상 수유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하양이. 하양이는 심지어 범백 증상까지 있었습니다.


그 많은 새끼들이 다 범백으로 죽으면 어쩌나 싶어 마음을 졸이던 찰나, 하양이의 범백 재검사에 음성반응을 보였고, 하양이의 치료가 시작되자마자 아기들에 대한 수유도 재개되었습니다. 염증수치는 좋아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죽을 고비는 넘긴 셈이었습니다. 


이후 하양이는 남은 새끼들 중 건강의 이유로 다섯 마리를 무지개다리로 보내고, 두 마리의 새끼만을 남겨두었습니다. 너무 잦은 병원치료로 인해 새끼들이 버겁고 낯설어했지만, 하양이가 살아준 것만으로도 구조자분은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하양이의 호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입원 중인 하양이의 모습)


(회복 후 중성화 수술을 한 하양이)

(하양이의 남은 두 마리 아기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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