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 동물 영화제가 남긴 이야기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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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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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가 10월 12일 ~ 10월 13일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에서 열렸습니다. 이틀간의 짧았던 시간 속에서 동물권 단체의 첫 영화제는 어떤 이야기들을 남겼을까요?


카라 동물영화제의 현장을 여러분과 함께 살펴보며 사람들이 남긴 이야기, 영화에게 영감과 위안을 받은 마음들, 그리고 사람, 마음과 이야기가 함께 모여 만든 그날의 온도를 여러분에게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를 시작합니다!

10월 12일 카라 동물영화제의 첫날! 개막작 <언더독> 상영하기 전에는 간단한 개막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임순례 대표가 카라 동물영화제의 시작을 함께해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아는 만큼 사랑이 깊어진다고 합니다. 동물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가장 좋은 게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6편을 상영하며 작은 영화제로 첫발을 내딛지만, 내년에는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맞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순례 대표는 동물권단체가 개최한 첫 영화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영화가 가진 힘을 통해 동물의 권리를 고민하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개막작 <언더독> 상영과 영화 토크!

예매 오픈 당일에 매진된 개막작 <언더독>. 일찌감치 상영관에 찾아주신 관객들 모습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개막작 <언더독> 상영 후에는 영화 토크 영상이 이어졌습니다. 중국 영화제 초청 일정으로 카라 동물영화제 현장에 함께 하시지 못한 <언더독>의 오성윤, 이춘백 감독이 임순례 감독과 함께 사전 영상 녹화를 진행했습니다.

영화 토크 영상에서는 기획 배경, 제작 과정, 배우 캐스팅 이야기, 동물권리에 대한 생각 등을 나눠 주셨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유기견 문제를 다룬 <언더독>까지, 지속적으로 동물 중심의 애니메이션을 만든 오성윤 감독은 동물권과 인권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인권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습득하고 체화되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공부해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동물권도 마찬가지이지요. 동물권을 다루는 것이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영관 밖의 모습: 비건 굿즈 판매, 카라 활동 리플렛 배포, 영화제 안내

영화제가 열린 이틀 동안 상영관 밖 로비에서는 카라 동물영화제 안내 부스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안내 부스에서는 관객들에게 카라 활동 소개 리플렛을 배포하고 후원회원 가입신청을 받았으며, 동물의 고통이 없는! 일회용 플라스틱도 없는 영화제 비건 굿즈 판매도 진행했습니다. 또한,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에 대한 문의까지 카라 활동가와 자원활동가가 모두 담당하였습니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은 비건 굿즈에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올해 시작하는 영화제에 참가해주시는 관객 여러분께 사은품도 드리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사은품은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제품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그마저도 포기했습니다. 대신, 열심히 고심하여 여러분이 안심하고 구매해도 좋을 네 가지 굿즈만을 선정하여 판매했습니다. 

상영작 스틸컷이 그려진 엽서, 위드마이(WITHMY) 비건 치약, 닥터브로너스 퓨어캐스틸 솝 바(비누), 코르코(CORCO) 지갑. 4가지 굿즈 중 엽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제품들입니다. 세 개의 브랜드는 카라 동물영화제의 취지에 크게 공감해주시며, 영화제에서 특별가격으로 판매하고 이벤트에 도움을 주시는 등 많은 부분 협력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물품을 대량으로 준비하지도 않았습니다. 한 제품당 20개~200개의 적절한 수량으로 맞춰서 판매했습니다. 관객들이 영화제 굿즈를 많이 사실 필요도 없이,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구매해주시는 것이 동물, 지구, 인간을 위해서 가장 좋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카라 동물영화제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카라 동물영화제 둘째 날은 영화 <블루>의 상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블루>는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를 준비하는 내내 더욱더 플라스틱 없이, 최소의 홍보물로 치르고자 결심하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영화 <블루> 국내에 처음으로 알린 손소영 제6회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프로그래머와 시셰퍼드코리아에서 해양생물 보호 활동을 펼치는 김한민 활동가/작가가 영화 <블루>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습니다.


멕시코 연안, 태평양 등에서 불법 설치된 그물을 수거하고, 불법 조업을 감시하는 활동을 해온 김한민 시셰퍼드코리아 활동가는 지구상의 모든 바다가 '그물 밭'이라고 말합니다. 

"해양보호구역은 5%밖에 안 됩니다. 15~20%는 되어야 하는데, 5%밖에 안 되는 현실인데, 해양보호구역 안에도 그물이 있는 상황입니다. '트롤'이란 그물의 형태는 밭을 쟁기로 끄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그물로 바다 속을 끌고 다니는 것이며 모든 것이 파괴됩니다."


김한민 활동가는 보호구역을 제외하고 트롤이 안 끌린 바다는 세계에서 단 1㎡도 없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고 덧붙이며 위기에 빠진 바다, 환경, 동물의 현실을 관객들에게 공유했습니다.



카라 동물영화제와 함께 한 게스트와 스태프!

카라 동물영화제를 찾은 게스트들, 영화제를 준비한 스태프들, 자원봉사자들, 모두 한 마음으로 카라 동물영화제를 응원했습니다.

사진의 표정만으로 카라 동물영화제를 응원하는 마음들이 느껴지시지 않나요? ^^


동물을 위한 활동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사람들, 카라 안에서 동물 영화제를 함께 준비해온 사람들에게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가 가진 의미는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상둔 렉 차일러'가 남긴 이야기: <코끼리와 바나나>, 관객과의 대화, 간담회

영화제를 찾은 모든 게스트와 관객, 자원봉사자가 소중했지만, 카라 동물영화제를 위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멀리서 찾아와준 상둔 렉 차일러의 연대는 영화제 준비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상둔 렉 차일러는 영화 <코끼리와 바나나>의 주인공으로, 앞을 잘 보지 못하는 70세 코끼리 노이 나를 구조하는 감동적인 활동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렉이 구조한 코끼리 '노이나'는 평생 사람들을 등에 태우고 트래킹을 하는 고된 삶을 살았지만, 이제는 렉이 설립한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에 머무르며 영혼을 치유하게 됩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상둔 렉 차일러는 영화를 넘어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대부분 동물보호 활동가들은 동물을 사랑하지만, 사람은 싫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 철학에서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동물을 사랑한다면, 사람도 사랑해야 합니다. 저는 코끼리 주인이나 쇼로 동물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싫어하지 않고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증오가 아니라, 사랑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지만, 특히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40분이 넘게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였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기엔 부족한 시간이라고 느끼셨을 분들을 위해 카라 동물영화제는 상둔 렉 차일러와의 간담회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렉의 생생한 경험담과 활동 과정에서의 고민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카라 동물영화제를 다녀간 이후 상둔 렉 차일러는 자신의 SNS로 동물권행동 카라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 <코끼리와 바나나>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에 카라의 초청으로 참석하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이 영화가 한국어로 상영되어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되고, 코끼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도록 자리를 만들어준 카라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환대해주고 한국에서 코끼리를 위해 힘써줄 모든 한국 친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상영관 안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예매율은 90%에 다다랐습니다. 총 5회차(6편) 상영에서 2회차가 매진되었으며, 유료 관객이 80% 이상이었습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 확인한 객석 점유율도 70%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여느 영화제나 일반 극장에서도 달성하게 어려운 숫자이며, 동물, 지구, 인간을 위해 최소 홍보물로 꾸려진 작은 영화제의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사진 속 객석을 빼곡히 채운 관객들의 모습은, 영화 상영 전의 모습은 <언더독>하나이며, 모두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때의 모습입니다. 영화가 끝나고도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대다수의 관객이 자리를 지켜주신 것입니다. 관객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마무리는 <마지막 돼지> 스페셜 토크!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또 하나의 매진작 <마지막 돼지>, <매직 알프스>는 영화제의 마지막 상영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스페셜 토크에는 황주영 페미니스트철학 연구자, 김현대 한겨레21 선임기자, 황윤 <잡식가족의 딜레마> 영화감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기사 '슬픈 돼지의 경고: 집단 사육 공장 돼지가 불러온 재앙'을 쓰기 위해 공장식 축산을 직접 경험하며 현장 취재를 한 김현대 선임기자는 국내 동물복지 농장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남겼습니다.

"국내 동물복지 농장과 영화 <마지막 돼지> 속 농장의 현실은 굉장히 다릅니다. 땅 크기부터 달라서겠지만, 국내 복지농장은 훨씬 더 열악합니다. 그런데도 복지농장으로 전환하는 농부들이 있습니다만, 그들의 결정은 주변에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공장식 축산 농장주는 '너만 잘났냐'라고 비웃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국내 현실에 관심을 주시길 바랍니다."


페미니즘 안에서 생명과 자연을 다루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황주영 연구자는 인간은 잡식동물이기에 육식이 나쁜 게 아니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답합니다.

" 사람들은 육식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잡식동물이니까요. 그 말 자체는 맞지만, 사실 인간은 생물학적 차원에서만 사는 존재가 아니고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조건 하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뭘 어떻게 먹느냐는 항상 윤리적인 문제에 결부되어 있습니다."


동물의 권리를 말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연출한 황윤 감독은 농장에서 사육두수가 관건이라고 말하며, 해외 규정과 국내 규정의 차이를 거론했습니다.

"일 년 동안 우리나라에 사는 돼지가 평균 천백만 마리입니다. 고기용으로 길러지는 닭, 육계는 한 해에 팔억 마리가 도축됩니다. 이 많은 동물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땅의 차이도 있지만, 사육두수의 차이부터 해외와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1 헥타르당(약 3천 평이 넘는) 기를 수 있는 돼지의 수가 네덜란드와 덴마크는 5.1마리, 독일 7마리, 영국 25마리, 스웨덴은 번식돈 2.2마리이며 비육돈 10마리지만, 한국은 같은 평에 비육돈 12,500마리입니다. 이는 동물의 복지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분뇨를 정화할 수 있는 환경과 인간을 위한 규정입니다. 한국은 사람들도 밀도가 높게 살아가고 있지만, 동물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고밀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차이는 공장식 축산이 국내에 들어온 20~30년 만에 바뀐 일입니다."


관객들의 질문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기숙 생활을 하며 채식을 선택할 수 없는 식단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관객에게 황주영 연구자는 페미니즘의 보살핌 윤리를 말합니다.

"보살핌 윤리는 내가 관계 맺고 있는 대상들, 상황, 지금 판단해야 할 윤리적 문제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는 것입니다. '먹어야 된다 vs 먹지 말아야 한다'는 고정된 규범이 아니라, 처해있는 상황 맥락에서 판단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상뿐만 아니라, 나에 대한 보살핌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보살핌은 일방적이어선 안 됩니다. 내가 나를 보살피는 데 있어서 한계가 올 때까지 그걸 밀어붙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나를 잘 보살필 수 있는 한에서 상대를 보살필 수 있고, <마지막 돼지>의 농부도 돼지뿐 아니라, 자신도 돌본 거로 생각합니다. 이 두 가지가 균형 잡힌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그게 자기 자신에게 가장 윤리적 판단이 아닐까요."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또 다른 성과, 최소 홍보물로 꾸려진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영화제

영화제 오신 분 중에는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카라 영화제에는 일회용 플라스틱이 없었습니다. 영화제에서 판매한 굿즈 역시 플라스틱 혹은 비닐 포장이 없었습니다. ‘그게 뭐가 대단한 일인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이를 실행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초청 게스트에게는 텀블러에 정수기 물을 담아서 제공했고, 스태프와 자원활동가 모두 텀블러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카페에서 음료를 살 때는 커피포트에 대량으로 담아 각각의 텀블러에 나눠 마셨습니다. 일회용이 될 수밖에 없는 홍보물의 경우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배너는 사용을 금하였고, 천과 종이 재질의 홍보물만 최소로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핫도그와 같은 육류 간식은 먹지 않도록 관객들의 참여를 요청했고, 영화제 스태프 식사도 모두 최소화된 포장의 비건 음식으로 제공하였습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의 상영작이 제시한 실천 방안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세상의 변화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느낀 영화제였길 바랍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 자원봉사자분들 감사합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가 남긴 이야기, 사람, 마음, 그리고 따뜻했던 온도들! 이 모든 것은 카라 영화제의 취지를 이해하고 기쁜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자원봉사자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짧은 기간 진행된 작은 영화제이다 보니 서로의 손발, 마음을 맞춰가기도 어려웠음에도 매 순간 반가운 마음으로 함께 해준 자원봉사자 여러분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함께 해주신 모든 분을 사랑하게 된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

영화제에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는 그날의 기억으로 또 한 번의 위로와 응원이 되길 바라며,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께는 다음 영화제의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되길 바랍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 무사히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아카이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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