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 2탄. 언젠가 떠날 당신에게- “잠깐만요, 반려동물은요?”

  • 카라
  • |
  • 2018-01-12 18:47
  • |
  • 3559


※ 이 글은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앞서 게시되었던 “외국인 유학생이 버린 두 마리 고양이”에 이어, 외국인 유학생·노동자 등 단기체류자가 처한 사회적 위치와 반려동물 유기의 맥락을 살펴봅니다.


공부나 연수, 일자리 등을 이유로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고등교육기관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12만 4천 명에 달했고1), 외국인 취업자는 무려 83만 4천 명에 달했습니다2). 2015년, 교육부는 2023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노동자 등 단기체류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연합뉴스TV


국제적인 교류가 증가하는 상황은 ‘세계화’, ‘국제화’ 등으로 표현되며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여러 어두운 현실 또한 존재하며, 그 가운데 카라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바로 단기체류자의 반려동물 유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학생들이 동아리를 꾸려 ‘캠퍼스 길냥이’를 돌보는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자취생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다 방학·졸업 시즌에 학생들이 설치해둔 고양이 쉼터 옆에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식이다.3)"


# "페리는 가가와 비버가 다니던 병원에서 만났어요. 견주가 외국인이었는데 맡겨 놓은지 두 달, 세 달이 지나도 안 오더라구요. 주인하고도 연락이 끊겼죠. 수소문을 해보니 주인이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는 걸 알게 됐어요.4)


물론 모든 단기체류자가 반려인으로서 부적격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에 방문했던 목적이 달성되면 언젠가 본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한국은 단기간 머물렀다 가는 곳이기에 이곳에서의 삶의 조건이 불안정하거나 자주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체류자가 반려인으로서 강한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들의 반려동물을 위한 시간적·경제적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동물들은 즉각 매우 취약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 "제주 유기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외국인 유학생들이 외롭다는 이유로 키우다 버리거나, 여행객들이 곶자왈 같이 찾기 힘든 곳에 케이지 채로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식별칩을 확인해보면 경기도 등 타지역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5)"


국내 외국인 유학생 중 23.9%가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다고 합니다6). 낯선 국가에서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공부하고 노동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물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는 또 다른 위로와 안정감을 주곤 합니다. 아마 어떤 이들은 이런 이유로 동물을 돌보고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 자신도 언어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적응을 해야 하고, 본국에서만큼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친구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감 있는 반려인이 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단기체류자의 신분에서 좋은 반려인이 되려면 훨씬 더 부지런해져야 하고,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캠페인의 첫 번째 글에서 다루었던 유기 사건의 외국인 유학생은 비자 만료일 하루 전에 카라에 방문해서 고양이들의 검역 절차를 제때 진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어가 서툴러 보였고, 한국의 검역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 고생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가 더 일찍, 더 많이 부지런해지지 않았던 결과는 오롯이 그의 동물들이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두 마리의 고양이들은 눈 내린 청계천 산책로에 버려져, 극도의 추위와 불안함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출처: 유기 최초발견자 SNS


이어 게시될 캠페인의 세번째 글에서는 단기체류자에 의한 반려동물 유기 사건이 이렇게 많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특히 단기체류자가 자신의 반려동물과 함께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할 때 어떤 검역·운송 절차가 요구되며, 그 절차를 성공적으로 밟기 위해서는 무엇을 숙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자세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카라와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의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 곧 게시될 다음 글에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전 글 보러가기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 1탄. 외국인 유학생이 버린 두 마리 고양이





참고문헌

1) 교육부(2017), “2017년 국내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현황”, 교육부 홈페이지. 

2) 통계청(2017),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3) 고한솔(2017), “반려동물, 보호소 앞에 버리면 덜 괴롭나요?”, 한겨레, 2017.12.13.

4) 이미영(2017), “[스타♡펫] 조권 ‘가가와 비버, 제 반려견을 소개합니다’(인터뷰①)”, 조이뉴스24, 2017.09.28.

5) 권지윤(2017), “[마부작침] 유기동물을 부탁해 ① 최근 많이 버려진 곳은 제주시…서울은 극적인 감소세”, SBS뉴스, 2017.10.01.

6) 통계청(2017), 상동.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