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 1탄. 외국인 유학생이 버린 두 마리 고양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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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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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 한 외국인 유학생이 카라 더불어숨센터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무실로 찾아왔습니다.



 

저는 유학생입니다.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함께 살던 고양이들은 검역을 준비하지 못해 데리고 갈 수가 없습니다. 도와주세요.”

카라에서는 단체 규정상 반려동물은 반려인의 책임하에 입양을 보내야 한다라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내일로 비자가 만료되어 당장 한국을 떠나야 하고, 고양이들과 함께 본국으로 이동하기 위한 절차도 알아봤으나 최소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해 이미 늦어버린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외국인 유학생은 자신의 고양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한 달 뒤 한국에 재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라는 이 유학생이 동물출국 대행업무를 하는 동물병원의 서류를 보여준 점, 그간의 예방접종 기록이 담긴 문서를 준비해온 점, 그리고 SNS상 사진들을 통해 고양이들을 아끼며 돌봐온 모습을 보여준 점에 따라, 그가 자신의 반려동물들을 자국으로 데려갈 의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카라에서는 두 마리 고양이들의 국내 호텔링을 도와줄 테니, 한 달 후에 한국에 와서 고양이들을 꼭 데려가라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만약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카라에서는 고양이들에게 새로운 입양자를 찾아줄 수밖에 없다고 안내했고, 그는 본인도 카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은 출국 준비와 고양이들의 1개월 호텔링 비용 마련을 위해 일단 고양이들을 인근 동물병원에 맡기고, 오후 6시 이전에 카라에 고양이들과 재방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그를 위해 카라 활동가가 인근 동물병원까지 동행하여 임시 호텔링 수속도 도와주었습니다.



(사진출처. 동물병원CCTV 화면 캡처)

유학생이 떠난 후, 카라는 그와 그의 고양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혹시라도 빠르게 검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정보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대사관과 검역 대행업체 몇 곳에 각종 문의를 했습니다. 공통된 답변은, 유학생의 본국으로 고양이들을 운송하려면 각종 서류 준비 및 항공편 예약 등에 마리당 100-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것, 또한 칩 삽입과 광견병 백신 접종 후 반드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자 문제로 내일 당장 출국해야 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고양이들과 함께 떠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유학생이 행여나 카라의 도움을 외면하고 고양이들을 유기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를 기다렸습니다.



(사진출처. 카라CCTV 화면 캡처)

저녁 6시가 거의 다 되었을 무렵, 유학생은 인근 동물병원에서 고양이들을 데리고 카라에 재방문했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그가 다시 찾아와준 것에 안도했지만, 그는 고양이들의 국내 호텔링 비용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대신 그는 중국에 살고 있는 그의 중국인 친구에게 고양이들을 입양 보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1주일 뒤쯤 한국에 와서 고양이들을 데려가고, 앞으로 중국에서 키우기로 했다는 것입니다카라는 중국 또한 반려동물 입국을 위한 검역 절차가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인 친구가 검역 절차를 알아서 진행할 것이며, 문제 없도록 할 테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고양이들과 서둘러 나가버렸습니다. 카라 활동가들은 염려되는 마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떠나버린 후였고, 이 상황에 더 이상 개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카라 활동가들을 큰 충격과 허탈함에 빠뜨린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진출처. 유기 최초발견자SNS)

한 활동가가 SNS를 하던 중 우연히 고양이 유기 사건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는데동장에 넣어진 채 버려진 고양이 두 마리는 다름 아닌 그 유학생이 카라에 데려왔던 고양이들이었던 것입니다중국인 친구에게 고양이들을 입양 보내기로 했다는 그의 말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고양이들은 동대문구 청계천의 눈 쌓인 산책길에 유기되어추위와 두려움 속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고양이를 반려하던 한 외국인 유학생을 돕고자 노력하고 진심으로 걱정해주었던 활동가들의 마음은 한 순간에 텅 비어버렸습니다.


(사진출처유기 최초발견자SNS)


카라는 이번 외국인 유학생 유기 사건을 통해, 잠시 동안 한국에 머물며 반려생활을 시작하는 유학생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를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무책임하게 동물을 버리고 떠나버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검역 절차를 미리 밟지 않거나 동물을 외국으로 운송하는 데 필요한 노력과 비용을 기꺼이 감당하지 않음으로써 동물이 유기되는 문제는, 한국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 및 노동자, 외국에 있는 한국인 유학생 및 노동자 모두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카라에서는 서울시동물복지센터와 함께, 이와 같은 유기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단기체류 유학생 및 노동자를 대상으로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 글은 해당 캠페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으며, 앞으로도 두 편의 글이 연속 게재될 예정입니다이어지는 두 편의 글에서는 최근 이러한 형태의 유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게 된 사회적 조건과 맥락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반려동물 검역 절차는 어떠한지, 반려생활을 희망하는 단기체류자들이 주의하거나 미리 숙지해야할 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카라와 서울시동물복지센터의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단기체류자 반려동물 유기방지 캠페인팀-


* 위 글에서 소개된 외국인 유학생이 유기한 두 마리 고양이들은 현재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안전하게 보호 중이며,  

평생 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입양은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