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례] 덕신초 이기백 선생님, "제가 평소에 못 느끼더라도 학생들은 변하고 있었어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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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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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카라는 초··고등학교 교사 등 교육자를 위한 동물권 학습지도안 47종을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올해 4~6월에 걸쳐 이를 교육 현장에 적용해 주신 시범수업 교사진 13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글은 시범수업 참관 후기와 교사 인터뷰로 구성됩니다.


세 번째 이야기. 초등 4~6학년 〈주변야생동물〉 학습지도안 시범수업 후기

  • 날짜 : 20215월 20()
  • 참여 : 덕신초등학교 4학년 1반 학생들
  • 교사 : 덕신초등학교 이기백 선생님
  • 방식 오프라인 대면 수업
  • 학습지도안 요약 초등 4~6학년 대상의 〈주변야생동물〉 학습지도안은 총 3차시이며①길 위의 이웃, 길고양이와 만나요, ②산에서 만나는 동물들, 산행 에티켓을 지켜요, ③동물이동권, 동물도 안전하게 이동하고 싶어요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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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수업 참관 후기

이기백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선생님과 학생들의 상호작용입니다.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활발하게 답하고, 교사는 그 대답에 이어 학생들이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후기에서는 1차시 길고양이 관련 수업에서 이뤄진 선생님과 학생들의 대화를 기록합니다. 학생들의 대답은 괄호로 처리했습니다.
  • 우리 동네는 길고양이가 살기 좋을까요? (아니요) 왜 아닌가요? (무섭게 대하는 사람이 있어요) 왜 그렇게 대할까요? (더러워서요) (싫어하니까요) (똥을 싸서요) (할퀴어서요)
  • 길고양이는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지요? (골목길) (아파트) (자동차 밑이요) 그런 곳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 (집) (물) (밥) (매트) (화장실) (발톱 갈 데)
  • 고양이는 어떤 물을 마실 수 있죠? (더러운 물) (흙탕물) (구정물) 사람은 왜 그런 물을 안 마셔요? (더러워서요) 더러운 물 마시면 어떻게 되죠? (몸이 아파요.) 사람도 고양이도 깨끗한 물이 필요해요.
  • 동물보호법에서 보호하는 동물에 길고양이도 포함될까요? (아니요) 왜 아닌가요? (주인이 있는 동물만 보호될 것 같아요) (법이 있어도 사람들이 안 지킬 것 같아요) 여러분은 길고양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네) 왜인가요? (동물이니까) (생명이니까)
  • 새끼 고양이를 함부로 집에 데려가도 될까요? (안 돼요.) 어떤 큰 생명체가 여러분을 갑자기 집어간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깜짝 놀라요) (무서워요) 새끼 고양이에게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되는 이유는 뭘까요? (고양이가 놀라요) (사람 냄새가 묻어요)
  • 길고양이를 위한 지침서를 써봅시다. 내가 선배 길고양이라면 신입 길고양이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횟집에 들어가서 안녕하세요 물고기를 주세요 라고 해요) (친절해 보이는 사람한테 애교 부려서 좋은 집사를 만나요) (밥과 물과 집을 구해요) (박스로 집을 만들어요) (차가 다니는 길은 돌아다니지 마렴) (더러운 물은 마시지 마렴) (비에 젖지 않게 플라스틱으로 집을 만들어) (착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


◎ 시범수업 교사진 인터뷰

  • 참여 교사 : 이기백 선생님(덕신초등학교 4학년 1반 담임 교사)
너무 관심 있어 하는 거예요. 제가 정말 놀랄 정도로. 너희가 이렇게나 차별 철폐에 관심이 많았다고? (웃음) 아무래도 ‘동물’ 하면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느낌이 먼저 드는지 아침부터 막 좋아했어요.


Q1. 동물권에 대한 관심과 실천


언제 무엇을 계기로 동물권에 관심이 생겼나요?

어느 시점이라고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랑 다른 동물의 차이가 뭐지? 그러니까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이 계속 있었죠. 제가 내린 결론은 사실상 겉모습 외에는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다른 동물을 착취하고 고통을 주면서 혜택 볼 권리가 있을까? 그건 아니라는 거죠. 이런 의구심을 갖다가 대학교에 가서 친구, 선배들과 동물권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우리가 동물을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어요.

 

동물권 중에서 특히 관심 있는 주제가 있다면요?

반려견과 같이 살면서 반려,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어요. 최근에는 길고양이 고어방이라고, 카톡방인데 고양이를 되게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고 사진을 찍어 돌려보는 톡방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 톡방 구성원 중에서 거의 60%10대이고, 심지어 10대 미만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걸 보고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동물에 대한 태도나 윤리 의식이 이렇게나 낮은 수준이구나. 공교육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요.

 

최근에 일상에서 노력하거나 실천하고 계신 것이 있는지 궁금해요.

얼마 전에 완전 채식을 시작해서 이어나가고 있어요. 그 전에는 생선이나 육류는 안 먹어도 유제품이 들어간 식품을 가끔 먹는다거나 제한적으로 실천했거든요. 최근에 기후 위기를 주제로 연수를 받다가 반성을 좀 많이 했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에 씨스피라시, 카우스피라시를 보면서 또 반성을 (웃음) 많이 하게 돼가지고. 이런 문제를 내가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음에도 실천을 안 했구나. 이제는 제가 생각없이 먹었던 동물성 식품을 하나하나 없애나가려고 노력 중이에요.



- 어업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다룬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 우리의 식단을 가능한 한 식물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법이다.

 


Q2. 학습지도안에 대한 의견

 

이번 시범수업 전에도 동물권 교육을 해보신 적 있나요?

동물권 교육을 단독으로 한 적은 없어요. 도덕이나 국어 시간에 다른 학습 주제나 제재랑 연관지어서 하거나 동물권에 대한 그림책을 본 적은 있구요. 제가 이런 학습지도안이 너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게, 기존에는 구체적, 체계적으로 나와 있는 교육 자료가 좀 제한적이더라구요. 동물권에 대한 내용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다뤄야 할지가 모호하고 좀 많이 어려웠어요.

 

그럼 카라 학습지도안은 도움이 좀 되었나요? 처음 봤을 때 이해하기 어떠셨어요?

전반적으로 되게 친절한 지도안이어서 수업의 구조를 이해하기에는 수업자 입장에서 너무 좋았어요. 수록된 활동에 대한 안내도 정말 친절했구요. 그리고 아마 인식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순서를 짜지 않으셨을까 싶은데요. (초등 4~6학년 학습지도안 주제가) 반려동물부터 시작해서 동물원 동물, 농장 동물, 주변 야생동물, 윤리적 소비로 확장되는 흐름이 좋았어요.



- 주변야생동물 학습지도안은 학생 활동이 중심을 이루며, 각 활동에 필요한 활동지가 지도안과 함께 제공된다.

 

그 순서를 나름 고민했는데 알아채 주시니까 기쁘네요!

, 그게 느껴졌어요. 수업 소개 내용만 봐도 세심하게 고민을 많이 해서 쓰신 것 같아요. 아참, 그리고 제가 3학년 선생님 한 분이랑 동물권 수업을 같이 하거든요. 그 선생님도 원래 동물에 관심 있던 분은 아니셨는데 이거 보고 관심도 많이 생기시고, 저학년 지도안으로 하시는데 그것도 되게 좋다고 말씀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럼 초심자도 이 학습지도안만으로 수업이 가능할까요?

,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다만 지도안에서 다루는 제재나 활동이 일부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습 수준이 낮거나 읽고 쓰는 걸 어려워 하면요. 반려동물 수업은 괜찮았는데, 동물원 동물 수업에서 토론을 좀 어려워 했어요. 학생들이 점점 자기 주장을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주변야생동물 말고 다른 주제로도 수업해 보신 거예요?

, 반려동물이랑 동물원 동물 끝내고, 농장동물은 제가 좀 더 자세히 다루고 싶어서 늘려서 하던 도중에 주변야생동물을 한 거예요. 저희가 혁신학교여서 창체 시간에 프로젝트 수업을 하겠다고 미리 결재받으면 할 수 있거든요.

 

학습지도안에서 특히 도움이 된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도움이 안 된 부분을 찾기가 힘든데요. (웃음) 가장 도움이 된 부분은 참고자료와 교사용 tip이에요. 적당한 자료가 제시되어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tip에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더라구요. (웃음)

 

그럼 보완이 필요하거나 부족했던 점은요?

초등 4~6학년 학습지도안이다 보니 4학년에게는 난이도가 조금 높을 수 있겠다는 것. 그 외에는 차시마다 활동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40분 안에 끝내기에는... 아마 선생님들이 저마다 생략하거나 재구성해서 수업하실 것 같지만요.

 


Q3. 학생들의 반응

 

다른 수업과 비교했을 때, 동물권 수업에서 학생들의 집중도는 어땠나요?

상중하로 나눠 보면 최상이었어요. 너무 관심 있어 하는 거예요. 제가 정말 놀랄 정도로. 너희가 이렇게나 차별 철폐에 관심이 많았다고? (웃음) 아무래도 동물하면 학생들에게는 즐거운 느낌이 먼저 드는지 아침부터 막 좋아했어요.



- OX 퀴즈 중 학생들이 머리 위로 크게 X를 그리는 모습. 전반적으로 질의응답이 활발하고 적극적이었다.

 

좋아했다니 기쁘네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도 있던가요?

동물권 관련 내용에 한자어나 영어가 많다 보니까 좀 어려워 했던 것 같아요. 비오톱(biotope)이라든지, 생물서식공간 이런 단어는 뜻을 풀어서 설명해 줘야 했어요.

 

반대로 학생들이 제일 좋아했던 대목이 있다면요?

만들기나 그림 그리기 활동이에요. 새 먹이통 만들기 하면서 너무 좋아했고. (웃음) 편지 쓰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학생들이 편지 쓰는 기분 내라고 제가 교실 앞에 우체통을 만들어 줬거든요. 동물에게 편지 쓰고 거기 넣으면서 좋아했어요.

 

혹시 학생들의 질문 중에서 인상적이거나 답하기 곤란한 것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길고양이 TNR이나 반려동물 중성화에 대해서 설명하기가 어려웠어요. 학생들은 성교육을 되게 제한적으로 받아서, 번식 과정이나 신체상의 변화 같은 걸 잘 모르거든요. 강아지 공장 영상에서 어미견들 얘기가 나오는데 선생님, 교미가 뭐예요?”, “새끼를 낳는 게 왜 나빠요?” 하는 거예요. 새끼를 낳는 게 나쁘다기보다 인간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착취 당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했던 건데, 생물학적 기제를 이해 못하니까. 저도 당시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나중에 다시 설명해 줬던 것 같아요.



Q4. 학생들의 변화

 

여러 주제로 동물권 수업을 쭉 해오셨는데, 학생들에게서 변화가 엿보인 순간도 있었나요?

제가 지난주에 좀 감동 받았던 일이 있었어요. 점심 시간에 학생들 노는 걸 가끔 나가서 보는데요. 1~2학년 학생들이 거미를 보고 ?! 거미다! 저거 빨리 묻어버리자!” 이러면서 모래를 뿌리려는 거예요. 저희 반 학생들이 그걸 보더니 ! 안 돼! 걔도 우리랑 똑같은 생명이야!” 이러면서 제 말투를 막 어설프게 따라하더라구요. (웃음) “얘도 생명이야. 만약에 네가 이런 취급을 받으면 기분이 좋겠어?” 제가 그런 얘기를 수업에서 했거든요. 그걸 우연히 봤는데 너무 귀엽고. (웃음) 내가 평소에 못 느끼더라도 학생들이 변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보람 있었죠.

 

학생들에게 교사는 정말 큰 역할이군요. 아주 뿌듯하셨겠어요.

어깨가 무겁고 평소에 말실수 한 게 없나 고민하게 되지만, 그때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카라 지도안으로 시범수업을 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구요. 제가 이거 주변 선생님들한테도 다 나눠드렸는데 되게 좋아하세요. 근데 제가 좀 안타까운 건 이런 역할을 교육청이 해야 하는데 거기서 만든 자료는 좀...

 

, 교육청 학습지도안은 보시고 어떠셨어요?

저는 그건 안 써요. (웃음) 필수적으로 다뤄야 하는 소재나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인식 자체가 너무 안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요. 카라 지도안에서 제가 좋았던 점은 동물이 착취당하고 있는 구조를 분명하게 밝히고 그걸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다루는 발문들이었어요. 근데 교육청 자료는 뭐랄까,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표현을 쓰더라구요. 동물을 착취해서 이득 보는 개인이나 단체가 있는 이상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는 건데... 민원의 소지가 있어서 그랬겠다 싶지만 좀 답답한 느낌이 있어요.

 

앞으로 카라 지도안을 활용하실 다른 선생님들을 위해 팁을 나눠 주세요!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는 역시 체험이 좋은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있긴 하지만... 저는 학생들 데리고 학교 밖에 나갔다 왔거든요. 겸사겸사 새 먹이통도 설치하고 동네에 있는 길고양이 급식소도 보여줬어요. 마침 근처에 재개발 지역이 있어서 가봤구요. 교실보다는 현장에서 설명하는 게 학생들에게 훨씬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눈빛 자체가 달라요. 가능하다면 체험이나 견학을 같이 해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은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업에 바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PPT와 학생용 활동지도 묶음으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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