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재]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카라는 초·중·고등학교 교사 등 교육자를 위한 동물권 학습지도안 47종을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올해 4~7월에 걸쳐 이를 교육 현장에 적용해 주신 시범수업 교사진 13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글은 시범수업 참관 후 교사 인터뷰로 구성됩니다. |
열 번째 이야기. 초등 1~3학년 〈윤리적 소비〉 학습지도안 시범수업 후기
- 날짜 : 2021년 5월 26일(수)
- 참여 : 고은초등학교 3학년 O반 학생들
- 교사 : 고은초등학교 최OO 선생님
- 방식 : 오프라인 대면 수업
- 학습지도안 요약 : 초등 1~3학년 대상의 〈윤리적 소비〉 학습지도안은 총 3차시이며, ①오리가 감기 걸린 날, ②암탉은 고생 중, ③푸른점을 구해줘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본 차시 시작에 앞서 지난 수업 돌아보기를 하던 중, 교실 뒤로 나가서 온 몸을 써 가며 달걀 난각 번호와 동물복지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학생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시범수업 교사진 인터뷰
- 참여 교사 : 최OO 선생님(고은초등학교 3학년 O반 담임 교사)
“혼자 적합한 자료를 찾고 선정하는 게 쉽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좀 잔인한 장면을 보여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정리되어있고 공신력 있는 자료가 필요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Q1. 동물권에 대한 관심과 실천
언제 무엇을 계기로 동물권에 관심이 생겼나요?
예전부터 고양이 입양 생각이 있었고, 알아보다가 4년 전 포인핸드에 올라온 고양이를 보고 보호소에 가보게 되었는데 그 곳의 환경과 상황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당시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 유기동물과 보호시설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동물권에 관심이 생기게 되었어요. 그 때 데려온 고양이는 이미 너무 아픈 상태였다보니 동물 병원에서도 우려가 컸지만, 저는 1년 반이나 함께 지낼 수 있었어서 고마웠어요. 몰랐을 때는 안 보였는데 보이기 시작하니까 이후로 고양이를 구조하기도 하고, 근처에서 길고양이에게 도움을 주는 분들과 연대하여 활동한다거나 쉼터 봉사도 하게 되었어요. 점점 동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하는 고민으로 이어지게 되었지요.
동물권 중에서 특히 관심 있는 주제가 있다면요?
그때는 길고양이와 나의 반려 동물 중심으로 관심이 많았는데, 여러 정보와 소식을 찾아보다 보니 동물원 동물이나 동물 학대 등이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고요. 점점 관계가 확장되다보니 채식하는 분들도 만나게 되면서 관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생활 전반에서 동물이 희생당하지 않는 삶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윤리적 소비와 환경 전반적인 이슈, 동물 관련 단체들과 쉘터에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원래 교대 다닐 때부터 환경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환경교육 동아리도 하고 꾸준히 환경 관련된 교육 활동을 하고 있어요.
Q2. 기존 교육 경험
이번 시범수업 전에도 동물권 교육을 해보신 적 있나요?
재작년부터 꾸준히 하고 있어요. 주로 유기동물에 대한 내용이었고, 기사를 읽고 설명해주거나 카드뉴스, 사진 등을 보면서 입양의 필요성과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했어요. 예를 들어 유기견을 중심으로 입양하는 절차와 과정으로 한 시간 정도 수업을 하기도 했어요. 교과 연계도 활용할 수 있지만 진도를 나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보니 주로 창의적 체험 시간에 진행했어요. 당시 자료를 구하는 과정이 좀 어려웠어요. 적합한 자료를 찾고 선정하는 게 쉽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좀 잔인한 장면을 보여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정리되어 있고 공신된 자료가 필요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Q3. 시범 수업 후기
수업 준비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나요?
제시된 순서대로 수업을 진행하면 되겠다 생각했고, 주로 블록 수업으로 약 1.5차시 정도로 진행했어요. 흐름에 따라 좀 빨리 넘어간다거나 중간부터 보여주는 경우는 있었어요. 예를 들어, ‘감기 걸린 날’ 은 책을 읽고 거꾸로 다시 읽는 활동이 있는데 분량이 좀 적었던 것 같아서 1시간 정도로 마쳤어요. 전반적으로 수업 전체 흐름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자료를 더 넣거나 덜 넣거나 하는 방식으로 구성했어요. 그리고 채식 식단 만들기 활동에서 사고의 폭을 풍성하게 넓히고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모두 함께 채식 메뉴를 칠판에 붙여보는 활동을 추가했어요.
- 온책읽기 와 함께 이야기 순서를 맞춰보는 활동지 시간, 동화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짚어보며 학생들의 책에 대한 이해와 주인공을 향한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 마무리 활동인 채식 식판 만들기에서 우리 반의 식판 만들기를 선행함으로 다양한 메뉴와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이를 통해 나만의 식판 만들기가 좀 더 쉽고 다채로워질 수 있었다.
어렵거나 부족한 부분은 없었을까요?
학습지도안 첫 페이지에 관련 교과가 같이 표시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성취 기준이 제시되어 있는데, 2학년으로 맞춰져 있었어요. 저희는 3학년 대상 수업이었기 때문에 학교에 수업 계획을 제출할 때 성취 기준을 다시 찾아서 정리해야 했어요. 그래서 학년별로 한 줄씩 기재되어 있으면 더 좋겠고 참고 자료에 있는 책이 수업에 쓰이는 책 소개와 함께 명시되어 있으면 활용하기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활동지에 이름 쓰는 칸이 있어야하는데 없어서 이 부분은 꼭 보강되면 좋겠고, 질문이나 표현에서 살짝 수정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게 좀 불편했어요. 그래도 새로운 문항을 짜내기보다 기존 틀이 있는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Q4. 학생들의 반응과 변화
학생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반응은 어땠나요?
책을 읽어주는 걸 많이 좋아해서 주인공에게 관심도 많이 갖고 집중이 잘 됐어요. 뭔가 쓰고 발표하는 등의 학생들이 직접 할 수 있는 활동을 할 때 재미있어하고 관심이 많았어요. 다만 윤리적 소비라는 주제 자체가 1차원적인 게 아니다보니 약간 어려워하는 학생도 일부 있었어요. 책을 읽고 나서 하는 수업이라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을 때 맥락을 이어가기 위해서 연차시로 진행했지만, 교사 설명이 길어지면 늘어질 수도 있다보니 연차시로 진행하더라도 수업 시간을 조금 짧게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참관 회차는 아니었지만 윤리적소비 3회차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의 소감을 패들렛으로 나눠보았다. 동물의 입장에서 한 마디씩 남긴 메세지들을 통해 수업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기억에 남는다거나 조금 곤란한 질문이 있었나요?
수업 내용에 있던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이어가다보니 살처분을 설명해야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죽음을 잔인하게 표현하지 않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오늘은 가슴 아픈 이야기 아니라고 했잖아요” 라고 말한 학생이 있었는데, 죽음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앞 차시 수업들의 대안은 구체적인 다짐이나 약속을 끌어낼 수 있었는데, 먹는 것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려다 보니 조심스러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도 라면이나 떡볶이, 소스 등 주변에서 찾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채식 음식 활동으로 마무리해서 분위기가 좋았어요.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은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업에 바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PPT와 학생용 활동지도 묶음으로 제공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