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례] 유현초 안OO 선생님, "가이드라인이나 같이 고민할 사람이 없다는 게 좀 힘들었어요"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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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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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카라는 초··고등학교 교사 등 교육자를 위한 동물권 학습지도안 47종을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올해 4~7월에 걸쳐 이를 교육 현장에 적용해 주신 시범수업 교사진 13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글은 시범수업 참관 후기와 교사 인터뷰로 구성됩니다.


열세 번째 이야기. 초등 1~3학년 〈반려동물〉 학습지도안 시범수업 후기

  • 날짜 : 2021422()
  • 참여 : 유현초등학교 1학년 O반 학생들 16명
  • 교사 : 유현초등학교 안OO 선생님
  • 방식 : 오프라인 대면 수업
  • 학습지도안 요약 : 초등 1~3학년 대상의 〈반려동물〉 학습지도안은 총 3차시이며반려동물이란?, ②끝까지 함께하는 가족, ③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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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수업 참관 후기


[들어가기] 단편영화 <The Present> 감상 → ‘몸짓으로 동물 흉내내기’ 활동으로 교체

  • "나 자신으로 걸어 보세요."
  • "이번에는 (할머니, 아기, 화장실 급한 사람, 배고픈 사람)이 되어서 걸어 보세요."
  • "이번에는 (사자, 토끼, 고양이, 꽃게, 강아지)가 되어서 걸어 보세요.'


- 강아지를 흉내내는 학생들의 모습.

■ [활동하기] 『정말 갈 곳이 없을까요?』 온작품 읽기와 연극 놀이

  • 그림책을 미리 스캔해서 PDF로 만든 뒤 화면에 띄워 놓고 교사가 읽어 줍니다.
  • 온작품 읽기 중간중간에 ‘유기견 페르 되어보기’ 연극 놀이를 진행합니다.
  • 페르가 빨간색 목도리를 두른 것처럼 학생들에게 목도리를 하나씩 주어 두르게 합니다.
  • 교사가 벨을 울리면 그 순간부터 학생들은 ‘페르’가 되어 행동하기로 약속합니다.
  • 조명이나 블라인드를 사용해서 낮과 밤을 표현합니다.
  • 페르 역할, 사람 역할 나눠서 대사를 따라 읽어봅니다.


- 온작품 읽기 시간에는 교사가 그림책 스캔파일을 화면에 띄워 읽어 주었다.


[정리하기] 유기동물에게 편지 쓰기 → ‘유기동물에게 필요한 것 그리기’ 활동으로 교체

  • 페르와 같은 유기동물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물어보고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합니다.


- 그림 그리기 활동이 끝난 뒤에는 원하는 학생의 그림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며 발표하도록 했다.


◎ 시범수업 교사진 인터뷰

  • 참여 교사 : 유현초등학교 안OO 선생님
자기가 몸을 움직이고 스스로 유기견이 되어 봤으니 몸에 무언가 새겨지지 않았을까요.


Q1. 동물권에 대한 관심

 

언제부터 무엇을 계기로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꽤 오래 전부터 평화교육, 인권교육을 꾸준히 해왔어요. 그러다 관심이 확장돼서 동물권 수업도 가끔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좀 피상적이었어요. 옳은 것이니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었달까요. 그러다가 6-7년 전에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반려견을 만났고 그때부터 제 세계가 되게 달라졌어요. (웃음) 제 삶도, 세상을 보는 관점도 많이 바뀌었고 학생들에게도 좀 더 절박하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한 3년 전부터 채식을 결심해서 급식 대신 도시락을 먹고 있기도 해요.

 

Q2. 이전 동물권 교육 경험

 

이번 시범수업 전에도 동물권 교육을 해보셨나요?

동물권에 대해서 좀 적극적으로 수업을 해보기 시작한 건 재작년이에요. 이 학교에 처음 부임해서 5학년 학생들이랑 환경/생태 프로젝트 수업을 했는데, 먹거리 교육 안에서 공장식 축산을 다뤄 봤어요. 고학년 학생들은 조사 수업이 가능해서 그런 걸 많이 했고, 학교 축제에서 체험 부스를 여는 활동도 했어요.

 

당시에 학습지도안을 직접 짜신 건가요?

그렇죠. 지도안이라 할 것도 없었어요. (웃음) 혼자 자료를 수집해서 이걸 어떻게 직조해야 하나 고민하고 그냥 수업에 막 던져봤던 거죠. 카라 지도안처럼 이렇게 정제된 걸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혼자 시도하시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지 궁금하네요.

수업을 하면서도 고민되는 지점이 많았고 모르겠는 것도 많았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혼자서 했기 때문에 교육을 검증받을 곳이 없었어요. 특히 공장식 축산을 다룰 때는 학생들에게 현실을 어디까지 직면하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게 어렵더라구요. 무서운 사실들이 많으니까. 다행히 주변에 교사는 아니어도 이런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수업했는데, 가이드라인이나 같이 고민할 사람이 없다는 게 좀 힘들었어요.

 

Q3. 시범수업 및 학습지도안 피드백


수업 주제로 반려동물과 길고양이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주제는 동학년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결정했어요. 1학년 학생들은 저희가 상상했던 것보다 알고 있는 세계가 훨씬 더 좁더라구요.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동물부터 시작해 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사실은 너무 좋은 지도안이라 다 하고 싶었는데 (웃음) 시간이 너무 없으니까요. 농장동물 같은 주제는 나중에 기후 위기나 먹거리 테마 수업에서 다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배포한 교육 자료에 부족함은 없었나요?

... . 없었어요. (웃음) 교사들은 지도안이 있으면 그대로 쓰지 않고 자기 학급에 맞춰서 나름대로 재구성을 해요. 그래서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것 같아요. 다만 한 가지, 활동지에 글자가 많은 게 조금 아쉬웠어요. 저희는 1학년이 한글을 모른다고 전제하고 수업하거든요. 학교에 와서 부터 배우는 거예요. 그림책은 교사가 읽어줄 수 있지만 말판놀이 자료는 1학년이 활용하기 조금 어려워 보였어요.

 

그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네요. 혹시 더 추가할 만한 내용은 없을까요?

제가 보기엔 충분했어요. 내용이 정말 잘 짜여져 있어서 연구를 많이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사실 교육청에서 나온 지도안도 봤는데 이번에 카라에서 나온 자료랑은 좀 달라요. 단순하게 반려동물과 잘 지내자,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다, 여기에서 딱 끝나는데 카라는 반려동물 주제 안에서 유기동물이나 강아지 공장 문제를 같이 다루니까요. 이런 내용은 가르치고 싶어도 수업을 어떻게 짜야 할지 되게 고민스럽거든요. 카라 지도안이 없었다면 저도 시도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선생님께서는 지도안을 많이 재구성하신 편인데요. 그림 그리기 활동도 넣으시고, 특히 온작품 읽기에 역할극을 활용하신 점이 인상 깊었어요.

학생들이 이 책을 잘 이해하길 바랐어요. 그런데 80분 동안 앉아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만으로는 수업이 안 되거든요. (웃음) 어쨌든 몸을 움직이고 좀 써야 해서, 저도 처음으로 연극 놀이를 시도해 봤어요. 근데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아이들이 훨씬 더, 너무 흥분했어요. (웃음) 되게 재밌었나봐요. 그래서 정신이 좀 없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몸을 움직이고 스스로 유기견이 되어 봤으니 몸에 무언가 새겨지지 않았을까요.



- 배고픈 페르가 식당에 몰래 들어가 테이블 위를 바라보는 모습을 흉내내 보는 학생들.


여러 모로 공들여 수업해 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들께서 워낙 바쁘시다 보니, 동물권 교육에 대한 마음은 있어도 실제로 실행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보이더라구요.

수업 시간을 확보하는 게 첫 번째 문제예요. 두 번째는 이런 수업을 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후폭풍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부담감이구요. 사실은 이런 교육이 학교 담장을 넘지 못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초등교육의 가장 큰 한계점은, 학생들이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작다는 거예요. 가령 유기견 입양에 대해 배워도 가족들이 동의를 해야 하고 뭐 그냥 아무렇게나 해이런 반응이면 실천하기 어렵잖아요. 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려면 가족 분들과 사회가 같이 움직여 줘야 하는 것 같아요.

 

Q4. 학생들의 반응


동물권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반응은 되게 좋았어요. 어린이들이 벌레는 무섭고 싫어해도 강아지, 고양이랑 다른 동물은 대체로 좋아하고요. 그리고 유기견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된 학생들이 많았는데, 너무 마음 아픈 얘기여서 그런지 굉장히 인상적이었나봐요. ‘유기’, ‘반려이런 말이 어렵고 해서 저는 금방 잊어버릴 줄 알았는데, 다음 시간까지도 기억하고 대답해 주는 게 저도 신기했어요. 수업 자체가 학생들 안으로 깊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질문이나 돌발 행동이 있었나요?

예상되는 돌발 행동은 이런 거였어요. 막 장난 치면서 유기동물~ 저도 갖다 버릴 거예요~” 이러는 학생들이 고학년 중에는 좀 있거든요. 근데 저학년은 너무나 그 감정에 몰입을 잘 하더라구요. 수업 중에 영상을 보고는 버린 사람 찾아가서 혼내줄 거예요!” 이런 얘기를 하고요. 장난을 치더라도 한 학생이 엄청 흥분해서 그 사람 찾아가서 집을 다 부숴버릴래요!” (웃음) 이런 말을 하는 정도였어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이나 장면을 꼽는다면?

지난 수업 마무리할 때, 다같이 둥글게 앉아서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소감을 나눴거든요. 그때 제가 유기견을 키울 거예요!”라고 대답해 주는 학생들이 되게 많았어요. “제가 키우면서 사랑해 줄 거예요!” 이런 말도 정말 서슴없이 하구요. 이런 게 되게 감동이었어요. 1학년은 정말 신기하구나. (웃음) 신기하지 않나요? 인간에게 이런 시절이 있다는 것이요.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소감을 남겨 주세요!

저는 이런 학습지도안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많은 교사가 좀 손쉽게 활용할 수 있고, 내가 우리반 학생들이랑 직접 해볼 수 있는 게 생겨서 정말 반가웠어요. 그리고 온작품 읽기 활동에 주제마다 책들을 넣어 주셨는데 다 좋더라구요. 책을 고르는 것도 힘든 일인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앞으로 카라 지도안이 더 발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카라 동물권 학습지도안은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업에 바로 활용하실 수 있도록 PPT와 학생용 활동지도 묶음으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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