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벼랑 끝 동물들(2) - 재개발지역 쓰레기집 100마리 개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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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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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동물들 - 쓰레기집에 방치된 동물들, 이것이 보호인가


'애니멀 호딩'은 동물을 수집하듯 양육하지만 위생, 영양, 치료 등 동물 돌봄에 있어 최소한의 기준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로서 동물의 질병, 굶주림, 사망 등이 야기될 수 있는 이 시대의 정신적 질환입니다. 한편 사회적으로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가 이러한 애니멀 호딩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애니멀 호딩은 문제의 규모가 매우 크기에 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사회적 위험을 부과합니다. 발견했을 때 적절한 조치 없이는 악화되어 심화·반복되기 일쑤이며 특히 취약가구의 애니멀 호딩 위험군이 대형 애니멀 호딩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전의 어느 재개발 지역 철거촌에 남아있는 마지막 가구에서도 80-100마리 동물들이 쓰레기집에 방치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유기동물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된 양육이었지만 자가번식으로 증식은 거듭되어 관리불능의 범주에 들어선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기초수급자 여성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은 전무합니다. 

   

개들과 함께 살고 있는 65세 여성분의 집은 입구에서부터 고물들이 발 디딜 수 없도록 쌓여 있었고 여기저기 쓰레기들이 뒹굴었습니다. 이 쓰레기집에 사람과 80-100마리 개들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방치된 배변 등 청소는커녕 불결한 비위생 속에서 사람과 동물 모두의 건강이 우려되는 환경이었습니다.


 







물건을 수집하는 저장강박과 애니멀 호딩 모두에 해당하는 이분은 취약계층으로 재개발 지역이 철거될 때 갈 곳이 없어 떠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다가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재개발 지역에서는 이미 공사가 시작되었으며 이 마을에 사는 건 이제 이분 뿐입니다. 


65세의 이분이 이렇게 많은 동물과 함께 살게 된 것은 최초 유기동물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되었으나 중성화 없는 돌봄 속에서 개들은 자가번식을 거듭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이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철거가 임박해서야 문제가 드러나게 되었고 지자체도 비로소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개입의 시기가 너무 늦은데다 문제의 규모가 커서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일부 방송에서는 이분의 사연을 ‘사설보호소’처럼 미담화 하였으나 ‘애니멀 호딩’은 사설보호소와는 구분되어야 하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중대한 문제입니다. 카라는 관할 지자체에 즉각적인 중성화와 사회복지사의 개입을 요청하였고 일부 개체의 중성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이 쓰레기집에 남겨진 동물에 대한 구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카라가 지난 9일 구조한 동물은 '젖먹이 새끼 13마리' 포함 총 44 마리. 비록 모든 동물을 데려올 수는 없었지만 남아있는 개체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있는 동물보호 역할 수행을 당부했으며 현재 추가적인 중성화의 이행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입양으로의 연계만 가능하다면 추가적인 동물 구조가 가능한 상황이기에 더 지체되기 전에 여러 시민분들의 자발적인 구조도 요청 드립니다.

(구조/입양 문의: 대전시 동구청 경제과 042-251-4647)


개들과 함께 지내시던 여성분은 지난 2일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심근경색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자체에서 오가며 남겨진 동물들에 대한 먹이와 물을 챙기고 있습니다. 책임있는 돌봄과 입양이 가능하신 분들에 다시 한번 가능한 선에서 개들이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가기 전에 자발적인 구조를 요청 드립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물의 복지와 사람의 복지 모두를 위협하는 애니멀 호딩에 지속적인 대응을 해왔으며 2018년과 2019년 연이은 국회토론회 개최, 2019년 서울시 취약계층 중성화 지원 사업 등을 통하여 취약가구 애니멀 호딩 문제에 대해 알려왔습니다. 최근에는 애니멀 호딩 위험군이었던 보령 취약가구에서 8마리를 구조했습니다. (https://www.ekara.org/activity/mate/read/14278


우리 주변에는 취약가구 애니멀 호딩 위험군이 참으로 많으며 예방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전의 경우처럼 대형 애니멀 호딩 문제로 발전되어 터지기 전에 관리되는 것이 상생복지에 부합할 뿐만아니라 문제 해결을 수월하게 하며 사회적 낭비 또한 막을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 대전의 사례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가 올바른 양육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애니멀 호딩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전국 지자체 시보호소 입소 동물 기준으로만 연간 13만 마리 이상인 유기동물 문제가 한편에서는 사설보호소를 양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애니멀 호딩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애니멀 호딩은 방치 사육으로 동물복지가 저해되는가 하면 자가번식으로 인한 개체 증식이 끊임없이 일어나 문제를 심화·반복시키고 이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가중합니다. 

취약가구 애니멀 호딩 사례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애니멀 호딩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정부는 사람 따로, 동물 따로 입장을 견지하며 사람과 동물의 복지가 모두 바닥을 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다루려 하지 않습니다. 이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애니멀 호딩 문제가 대형 이슈가 되어 터질 때마다 문제 해결은 민간에 전가되고 있으며 아예 문제를 외면해 버리는 지자체 또한 많습니다.

이미 늦긴 했지만 65세 여성분과 개들이 적절한 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문제의 규모가 훨씬 더 커져 다시 반복되리란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동물복지 및 사람복지 모두가 고려된 상생복지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며 동물 문제만 따로 떼어내어 외면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당국인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할을 촉구하며 애니멀 호딩을 부추기고 있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유기동물 문제를 다시금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쓰레기집에서 구조된 개들은 카라 더봄센터 임시 견사에서 돌봄을 받고 있고, 의료적 처치와 중성화를 거쳐 입양 가족 찾기에 나설 예정입니다. 구조된 동물들의 소식은 다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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