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길고양이 연쇄 살해에 협박까지...
학대범 검거 위해 학교 측 협력과 경찰의 철저한 수사 필요"
- 2019년 8월부터 현재까지 포항 북구 한동대에서 총 7마리 길고양이가 상해 또는 죽은 채 발견
- 수사 중에도 범인은 ‘고양이 먹이 주지마시오’라는 스프레이 글씨와 함께 경고문 남겨
- 고양이 살해와 협박 수개월째인데 교내에 목격자 찾는 현수막 하나 없고 CCTV 구실 못해
○ 한동대에서 지난해 8월 이래 잔혹한 길고양이 연쇄 학대사건이 빈발하는 가운데 케어테이커(동물 돌보미)에 대한 협박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어 동물학대 재발과 사람에 대한 범죄가 우려된다.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한동대 내에서 6m 나무에 와이어로 목 매달려 죽은 고양이 사체가, 3월 15일 포항 시내에서도 골목 담벼락에 와이어에 목매달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 되는 등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범행이 잇따르고 있다.
○ 이번 한동대 범죄 최초 사건은 지난해 8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법 설치된 창애(덫)에 걸려 다리 절단 위기의 고양이가 발견된 데 이어 같은 달 28일과 31일 같은 수법으로 앞발이 절단된 고양이들이 연이어 추가로 발견됐다.
범인이 한동대 교내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인 ‘한동냥’을 향한 협박을 남기기 시작한 것도 학대된 동물 발견과 비슷한 무렵이다. 학대자는 최초 학대 뒤 일주일 가량 후 한동냥의 모든 돌봄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경고문을 남겼고, 길고양이 겨울집과 급식소 등의 물품을 파손하거나 절도하기 시작했다. 해당 경고문에서는 길고양이 케어테이커를 ‘캣맘충’이라고 지칭하며 고양이에게 먹이와 물을 주지 말 것을 요구했다. 무엇보다 ‘만약 위 사항들이 이행되지 않을 시에 피해는 고양이에게 돌아감’이라고 추가 학대를 예고했으며, 다리 절단된 고양이들과 고양이들의 신체 일부, 사망한 고양이들이 차례차례 발견됐다. 길고양이 혐오에서 비롯된 협박과 범행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 와이어에 높이 목매달린 고양이 사체가 연달아 발견된 최근에도 교내 컨테이너 창고 벽에는 학대범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먹이 주지마시오’라는 스프레이 글씨와 경고문이 또 나타났다. 경고문에서 길고양이가 전염병을 전파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혐오를 조장하고 있었으나 이는 사실무근이며 길고양이 또한 동물보호법에 의거해 국가의 보호를 받는 동물로서 현행법상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반영돼, 지난해부터 동물학대자에게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이 잇따르고 있기도 하다. 한편 불법 덫을 설치한 경우 자체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다.
○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살해사건은 학생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학내 안전 문제와도 연결된다. 교내 CCTV가 설치돼 있으나 화질이 낮고 사각지대가 많아 범인 검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CTV가 교내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증거 자료 제공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교내 길고양이와 학생, 모두의 안전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 카라는 “동물학대와 협박이 학내에서 장기간 계속되며 추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고양이를 돌보는 학생들에 대한 안전장치 하나 없이 학대방지 조치에 있어 학교 측의 대응이 너무 안일한 것 같다”며 한동대의 역할을 촉구하는 한편, 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북부경찰서 형사팀에도 날로 잔혹해지고 있는 범죄 목격자를 찾는 등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한동냥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학대자가 교내를 활개치며 다닌다는 것이 너무나 분노스럽고 무섭다.”며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학대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한동대의 적극적인 협력과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특히 교내 CCTV가 부족해 설치 확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끝)
[첨부 자료]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학대사건 일자별 경과(한동냥 제공)
한동대 길고양이 연쇄 학대사건 일자별 경과 2019년 8월 5일: 교내 에벤에셀과 비전관 사이에서 덫에 걸린 채 움직이지 못하는 고양이(A) 발견됨 2019년 8월 11일: 한동냥의 모든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협박문과 함께 고양이 겨울집과 급식소 등의 물품 파손 및 도난당함 2019년 8월 28일: 맘스키친(학생 구내식당 부근) 풀밭에서 앞발 절단된 고양이(B) 발견됨 2019년 8월 31일: 비전관 손수레 옆에서 앞발 절단된 고양이(C) 발견됨 2019년 9월 5일: 한동대학교 비석 앞 활주로에서 태반에 쌓인 고양이 태아 사체 5구와 날카로운 것으로 잘린 성묘의 귀 2쪽 발견됨(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어 동물의 종을 정확히 확정지을 수 없었으나, 전문가로부터 고양이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받음) 2019년 9월 6일: 비전관 실외기 앞에서 덫에 걸린 채 죽은 고양이(D) 발견됨 2019년 9월 23일: 비전관 고양이 집1이 헤브론홀 건물 오른편에서 발견돼 원래 자리로 돌려놓음 2019년 9월 30일: 비전관 고양이 집2이 풀숲에 버려진 것 발견됨 2019년 10월 5일: 비전관 고양이 집1이 풀숲에 버려진 것 발견됨 2019년 10월 19일: 비전관 급식소 그릇 3개, 나무판자, 급식대 전부 사라짐 2019년 10월 20일: 비전관 급식소 급식대 풀숲에 버려진 것 발견됨 2020년 2월 17일: 비전관과 비전벤치 사이에서 고양이(E) 사체 발견됨. 발견 당시 큰 상처 3개와 출혈이 있었음(사인이 정확치 않으나, 독극물 섭취가 주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전문가의 소견을 받음) 2020년 2월 27일: 야외공연장 쪽 맘스키친 입구에서 철거 경고문과 함께 사료통, 포획틀 등의 물품 전체 도난당함(학교 측에 문의하였으나 학교기관의 지시사항은 없다고 안내받음) 2020년 3월 9일: 애초 3월 13일에 비전관 옆 나무에서 와이어에 묶인 채 6m 높이로 매달아놓은 고양이(F) 사체 발견되었음. 그러나 3월 9일에 산책하다가 6m 높이에 매달린 고양이(F)를 발견해 찍은 사진이 3월 25일 새로이 제보됨. 고양이(F)발견일은 3월 13일이 아닌 3월 9일로 정정 2020년 3월 15일: - 교내 활주로 한가운데에서 초록색 매듭줄과 함께 고양이(G) 사체 발견됨 - 포항 시내 파파독(경북 포항시 북구 칠성로 7-1) 건물 골목 담벼락에 와이어에 묶인 채 매달린 고양이(A1) 사체 발견 제보됨 2020년 3월 23일: - 비전관 오른편 쓰레기장 쪽에서 오전 6시 경 고양이가 나무에 매달린 것을 목격하였다는 제보를 받음. 제보자는 목격자가 아니며, 제보자의 여자친구의 친구(국제관 3층 거주 학생)가 목격자임. 목격자는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함 - 보배드림 ‘카라반 여행’의 지인A가 카라반 여행 유튜브 영상을 보고 해당 유튜버에 연락하여. 학교 근처 컨테이너(동남 카고 컨테이너, 포항 카고 크레인)에서 올무를 만들던 사람을 작년에 우연히 봤었다고 함 2020년 3월 26일: 맘스키친 식당 옆 하얀 컨테이너 창고 벽에 ‘고양이 먹이 주지마시오‘라는 검은색 스프레이 글씨와 함께 경고문이 붙음. 식당 실장님에 의하면, 어제 밤 8시까지는 없었으며 새벽 5시에 발견하였다고 함. 비전관 정문을 기준으로 오른쪽 뒤편의 실외기에 검은색 스프레이 글씨가 적혀있었으며, 글씨는 맨 왼쪽 실외기에, 종이 경고문은 맨 오른쪽 실외기에 붙여져 있음. 실외기 쪽 가장자리에 쥐약이 흩뿌려져 있음. 위치는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위치임(학교에서는 쥐 방제를 위해 쥐약이 아닌 쥐덫을 사용함) |
[참고 사진1] 2019년 8월 5일 덫에 걸린 고양이
[참고 사진2] 2019년 8월 11일 남겨진 경고문
[참고 사진3] 2019년 8월 28일 앞발이 절단된 채 발견된 고양이
[참고 사진4] 2020년 3월 9일경 와이어에 묶인 채 나무에 6m 높이로 전시된 고양이
[참고 사진5] 2020년 3월 26일 교내 부착된 경고문 및 낙서
[참고 사진6] 2020년 3월 26일 교내 뿌려진 쥐약
* 사진 제공: 한동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