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생명평화 말복 문화제 - 복(伏)날을 복(福)날로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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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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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30


복날은 늘 동물의 희생으로 얼룩진 고통의 복날이어야 하는 걸까요? 모든 생명에 평화가 깃든 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더위를 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복날을 꿈꾸면 안 되는 걸까요?

816일 말복날 저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화제 ()날을 복()날로는 잘못된 보신 문화의 중심에 있는 개식용 문제라는 주제를 시민들과 함께 음악과 토크로 편안하게 나눠보는 자리였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자유연대가 공동주최한 생명평화 말복 문화제에는 방송인 안혜경씨, 가수 배다해씨와 요조씨, 개식용 종식 입법으로 손꼽히는 법안을 발의한 한정애, 이상돈 국회의원,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를 입양한 입양자 분들, 대학에서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하고 있는 동아리 학생들, 그리고 현장에서 개식용 반대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활동가분들을 포함한 약 300분의 시민 참여로 더욱 풍성했는데요, 이날은 폭염조차 한 풀에 꺾여 문화제 내내 시원한 바람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답니다.

비록 10인 안팎의 개식용 업자 분들이 생명평화 문화제 중간에 무대 근처까지 찾아와 긴장을 조성했지만 고통 없는 복날을 바라는 우리의 바램이 음악으로, 또 이야기로 이분들에게도 전달되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생명평화 문화제에 참석한 모두에게 나눠 드렸던 ()날을 복()날로라고 적힌 복 주머니를 언젠가 이분들께도 전해 드릴 수 있기를요.

사회로는 방송인 안혜경 님이 많은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오프닝은 한국예술원 햇살가득냐옹이학생 분들이 시나리오까지 직접 준비해 주신 라디오극 공연 ‘(바둑이)’ 이었습니다.

햇살냥이는 카라와 대학 길고양이 돌봄 사업을 함께 진행해온 동아리인데요, 이날 라디오극은 개농장 개들, 특히 엄마와 아기 개들의 시각에서 본 식용 현실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어 적나라하면서도 마음이 먹먹했답니다. 무대에 서서 리얼하게 목소리 연기를 펼쳐주신 학생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이어서 문화제 주최측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임순례 대표님은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어린 아이들이 컸을 때 세종로에서 (지금은 사라진 개식용 때문에) 말복 행사를 했었다는 걸 회상하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 는 요지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동물자유연대의 조희경 대표님은 모진 무더위를 보내야 하는 누렁이들이 더욱 걱정되는 여름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누렁이들의 고통을 알고 여기 모여 주셨다. 누렁이 대변자 역할을 더 열심히 해서 식용금지를 앞당기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다음 순서로 개농장 구조견 입양자 분들의 사연 인터뷰가 이어졌는데요, 김나라님과 그의 반려견 뿌꾸’, 이정수님과 반려견 보리의 이야기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습니다.

김나라님은 국제 동물보호단체 HSI의 활동가분이신데요, 한국의 개농장 폐쇄 활동 중 어느 농장에서 뿌꾸를 만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14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나 마음이 몹시 아픈 상태였는데 그 반려견과 꼭 닮은 뿌꾸를 개농장에서 만나게 된 것이지요. 뿌꾸의 비포 애프터 사진은 참 대조적이었는데요, 이 사연은 식용개가 따로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정수님은 보리가 개농장에서 구조되었을 때 몸 상태가 매우 안 좋은 것을 보고 입양 결심을 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구조 직후 사회성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던 보리는 이정수님의 사랑으로 마침내 마음을 열게 되었는데요, 잠시 말씀을 잇지 못하는 이정수님께 격려와 칭찬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보리로 인해 개농장 개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이정수님은 국내 입양이 현실적으로 힘든 구조견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다음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수 요조씨의 특별공연 순서입니다. 요조씨는 세 곡의 노래 ‘(늙은)’, ‘(보는사람)’ 등을 들려 주셨는데요, 잔잔한 음악은 복날의 고통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요조씨는 원래도 개에 대한 식용 취급에 반대해 왔지만 최근 하재영 작가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이라는 책을 읽고 문제의 실태를 더 잘 알게 되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이런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는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해가 떨어져 주위가 어둑해졌을 무렵 생명평화 문화제의 하이라이트, 토크콘서트가 이어졌습니다. 토크 대담은 이상돈, 한정애 국회의원과 주최 측인 카라 임순례 대표,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 네 분의 무대였는데요, 두 국회의원님은 개식용 종식으로 손꼽히는 법안을 손수 발의하신 분들이었기에 이야기가 더욱 궁금했습니다.

(이상돈 의원님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을 발의하셨고, 한정애 의원님은 개농장에 음식물쓰레기 공급을 원천 차단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동물에게 아예 급여하지 못하게 될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셨습니다. 두 의원님의 법안은 표창원 의원님이 발의하신, 모든 동물의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과 함께 개식용 종식을 앞당길 트로이카 법안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임순례:

40만 명이 넘는 지지가 있었기에 청와대에서도 책임 있는 답변이 가능. (개식용 종식이라는) 큰 방향 잡았고 천명한 것에 의의.

(법안을 발의해 주신) 이상돈, 한정애 의원님, 오늘 나오시진 못했지만 표창원 의원님 등 구세주 같은 의원님들이 있었기에 큰 희망을 품고 갈 수 있음.


이상돈:

개 먹으면 동물보호법 있으나마나. OECD 경제대국인 한국 사회에서 개식용은 가장 추악한 단면. 그럼에도 쉽게 고쳐지기 힘든 측면이 있어 언론과 정치권에서 있는 것도 없는 것처럼 눈감아 버린 것. 농림부와 환경부 관료들도 세상의 변화에 대해 무관심 했으며 방관.

발의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어야. 그런데 이제는 때가 되었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동력을 받고 있으며 근 두달 만큼 이 문제가 언론지상에 나온 적이 없음. 역사를 보면 사회의 변화는 (서서히 온다기보다) 에너지가 축적되다 모멘텀이 있으면 갑자기 한번에 오곤 함.

축산법상 개가 가축인 건 대통령령도 아닌 부령, 즉 시행규칙에 슬그머니 넣어 이렇게 왔으며 법체계상으로도 맞지 않음.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 믿음.


한정애:

구제역 매몰로 충격. 생명에 대한 경외심이 반려동물을 통해 삶 속에서 체화. 아는 만큼 사랑하고, 사랑하면 이해하게 됨. (개식용 철폐라는) 큰 산을 넘고 있는 건데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하고 있어 다행스러움. 우리 지치지 말자고 약속함.

음식물 쓰레기 절반을 개가, 절반을 돼지가 처리하는 현실. 개의 경우 제대로 처리 안된 것을 먹임. OIE에는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조류독감, 구제역이 끊이지 않는다는 결과들이 있고 과거 영국 구제역 때 음식물 쓰레기 먹인 축산농가를 문닫게 한 경우도 있음.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끊임없이 음식물 쓰레기를 주면서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계속 일어나고 있음.

음식물 쓰레기를 앞으로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지속가능하며 국민과 동물들의 건강에도 무해한 방식으로 처리될 수 있는지 환경부 답변을 기다리고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


조희경:

복날을 진짜 복 받는 날로 만들자는 취지. 개식용 종식을 위해 한 발짝 한 발짝 의미 있는 시기를 맞고 있는듯.

개의 반려동물로서의 지위가 공고해 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이기는 싸움임. 우리의 염원과 의원님들의 열정적 의정활동으로 이런 변화들이 있을 것.



토크콘서트가 끝나자 평소 동물사랑을 실천하고 계신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배다해 씨가 무대에 올라오셔서 ‘(LOVE)’, ‘(넬라판타지아)’ 를 들려주셨습니다. 노란 개나리색 드레스를 입으신 배다해 씨는 본인을 누렁이로 소개해 달라는 위트까지 발휘해 주셨어요.

배다해씨는 대학 때부터 동물보호 활동을 시작했다. 제가 더 크게 영향력을 끼쳐 동물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고 예전에 동물복지국회포럼 때 꼭 하고 싶었는데 못한 말씀을 지금 전하고 싶다저희들이 밑받침을 하지만 결국 근본치료를 하려면 법이 개정되고 법으로 강하게 다스리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생각 한다.저희가 뒤에 있으니 법 개정을 위해 조금만 더 힘써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윽고 이어진 경품 추첨 시간, 많은 분들이 선물을 받아 가시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저희는 더 즐거웠답니다.



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는 현수막 퍼포먼스였습니다.

5개의 줄을 당기면 고통스러움에 갇혀 살고 있는 개들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뛰노는 모습으로 변하는 사진으로 바뀌는 것을 보여주는 퍼포먼스인데요, 바로 행사의 부제목인 ()날을 복()날로를 표현한 것입니다. ‘()날을 복()날로라고 외치며 줄을 당기자 갇혀 있는 개들이 밖으로 나와 행복을 향해 뛰어갑니다. 우리의 마음도 같이 달려갑니다.

이어 주최 측인 카라 임순례 대표님은

개식용이 철폐되는 것이 동물복지 증진의 첫 걸음이며 반려동물 식용 철폐 없이는 그 어떤 동물의 복지 증진도 가능하지 않다, 이제 희망이 보이니 그것을 등대 삼아 함께 전진해 가자고 해주셨고,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님은 이미 (개식용 종식이라는) 결과가 있는 싸움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시간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계속 함께 해 달라라고 마무리 발언 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찬 시민발언으로 무대를 끝까지 에너지로 가득 채워주신 고등학생 오주령님께 감사드립니다. 오주령님은 틴 카라 1기 멤버이시기도 해요 :)

잘못된 보신문화로 얼룩진 복()날이 동물의 고통 없는 복()날이 되길!

#()날을 복()날로

카라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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