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신곡동 도살장] 홍역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구조견, 단추의 명복을 빕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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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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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마음에 남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의정부 신곡동 도살장 더러운 케이지 한켠에 있던 우리 ‘단추’가 그랬습니다.

단추는 아주 작고 귀여운 눈을 가진, 새하얀 이빨의 젊은 개였습니다. 단추는 그 눈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었습니다. 녀석을 바라볼 때면 언제나 우리를 관찰중인 녀석의 그 깊고 작은 눈과 마주쳤습니다. 넙데데한 얼굴은 어찌나 귀엽고 개성있던지 계속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는 단추를 구할 수 있어 기뻤고 조용히 녀석에게 앞으로의 행복한 삶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2021년 7월 21일, 구조된지 딱 4일 만에 단추가 홍역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도살장에서 단추는 '한 때 주인'이 매주었을 낡은 목줄을 매고 있었습니다. 주인의 손에 의해 개장수에게 넘겨지고, 다시 경매장에서 낙찰되어 등에 새빨간 페인트가 뿌려진 채 도살장으로 끌려온 단추. 동료들의 비명을 듣고 피와 내장 냄새를 맡으며 죽음을 기다리기까지... 녀석의 눈에 담긴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단추는 구조된 이후 맹렬한 병세 때문에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강제 급여를 받아야 했습니다. 처방약과 수액으로 정성을 다해 치료를 해 봤지만 이미 진행된 병세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깨끗한 물과 음식과 잠자리, 가족의 사랑의 손길... 여늬 개들과 같이 평범한 일상을 선물하려던 우리의 바람이 단추의 삶에는 그렇게 힘든 것이었는지 참으로 하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녀석이 비참한 도살장에서 죽지 않을 수 있었으며, 그 병든 육신이 찢겨 누군가의 입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을 다행이라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