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충남도, 살육의 아파트, ‘AI 돼지빌딩’ 추진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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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3-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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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충남도, 살육의 아파트, ‘AI 돼지빌딩’ 추진

충남도는 한국에서 돼지를 가장 많이 사육하고 있는 시도로 24년도 1,006개의 양돈 농가에서 223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최근 충남도는 중국 양돈 기업과 협력해 스마트 축산과 결합한 양돈 빌딩을 국내에 도입하기로 밝혔다. 해당 양돈 빌딩은 스마트 기술을 이용해 원스톱으로 돼지를 사육, 도축, 가공하는 ‘최첨단 미래형 돈사’로 불리고 있다.

코로 흙을 파고, 진흙 목욕을 즐기는 돼지는 한국에서 이미 찾아볼 수가 없다. 정부는 방역을 이유로 햇빛과 바람조차 허락되지 않는 밀폐형 무창 돈사만을 허가하였고, 그나마 건강하고 돼지답게 돼지를 사육하기를 희망했던 소규모 양돈 농장들은 정부의 압박 속에서 사라졌다. 이제는 돼지들을 아파트처럼 층을 쌓아 올린 빌딩에 가두어 많게는 1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할 수 있는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가축전염병의 발생은 과도한 밀집 사육과 공장식 축산의 본질적 문제라고 지적이 되어왔다. 그러나 ‘최첨단 미래형 돈사’는 외부와의 ‘완벽한 차단’을 전제로 더 많은 돼지를 더욱 밀집해서 키워도 전염병과 악취 없이 사육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첨단 시스템을 적용해도 좁은 공간에서 몇십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면 질병 감염의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고, 질병에 대한 통제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 뉴욕대 등 전문가 역시 이런 고도의 집약적 동물 사육 시설이 질병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돼지 빌딩은 기존 농장의 10% 수준의 부지에서 노동 효율성을 10배 끌어올린다는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으며 어디에도 돼지의 복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콘크리트 바닥으로 이루어진 제한된 공간에서 돼지의 자연스러운 행동은 극도로 제약되고 그러한 좌절감으로 돼지의 면역력 저하는 불가피하다. 이런 환경 하에서는 항균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돼지 개체군에 항균제 내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발병 관리 차원에서 어마어마한 숫자의 돼지가 도태된다는 문제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생명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최소한으로 지키자는 취지의 동물복지농장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핀란드는 사람과 가축, 자연의 건강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원헬스’ 개념에 기반하여 동물복지를 규정하고 있으며 돼지가 본성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농장 운영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발표한 제3차 국가 동물복지종합계획에서 농장동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보편적, 구체적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 마련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 5,513개 돼지농장에서 겨우 23개의 농장만이 동물복지축산농장으로 인정받은 한국에서 돼지를 더 나은 환경도 아닌, 아파트와 빌딩에 키우고 이를 지향해야 할 미래 돈사로 규정한 충남도의 계획은 더 좁은 면적에서 더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돼지를 생산하고 도축하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세계적 흐름에 역행함은 물론 '죽음'의 돼지 공장을 공표한 충남도의 행보는 개탄스러울 지경이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서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 축산’이라 호도하며 돼지복지 훼손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는 충남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사회는 돼지가 돼지답게 살 수 있는 농장을 원한다. 충남도의 AI 돼지빌딩 정책은 생명경시에 앞장서는 정책임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지금이라도 그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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