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카라가 반려동물의 불법생산, 유통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번식장 내부 사진(왼쪽)과 경매장(오른쪽) 사진.
허울뿐인 생산업 허가제... 정부는 후진적 반려동물 산업 육성 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생명존중 실종된 채 동물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추락시키는 동물복지 역행 정책
○ 정부가 7월7일 대통령 주재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 후 확정∙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은 동물학대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동물생산 및 유통업을 이른바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별도로 반려동물 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겠다는 등 동물의 직접 상품화 촉진을 비롯해 동물을 거리낌 없이 수익창출의 도구로 삼겠다는 것으로서 경악스럽다.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이번 정책은 억지로 창조경제를 하려고 발버둥 치는 박근혜 대통령과 기획재정부의 합작품으로 보인다.
○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3조6천억 원이 넘는 투자효과와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생산과 유통업, 사료와 용품업, 병원∙보험∙장례업 등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8천억 원에서 2020년 5조8천억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보유 가구 수는 이미 정점에 와 있으며, 세계는 동물의 이용보다 복지향상을 화두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시장 규모의 확대만 주목할 뿐 동물보호 의식 부재와 경기침체로 인해 버려지고 방치・학대되는 동물들의 고통은 무시한 채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단체 입장에서 보건대 동물 분야에 규제완화를 들이대기에 앞서 과연 무엇을 그토록 규제해 왔는지부터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 특히 신산업 중점 추진과제에는 황당하게도 반려동물 생산업・유통업이 버젓이 들어가 있다. 강아지 공장의 극악한 동물학대 실체가 알려져 파문을 일으킨 것이 최근이다. 그런데 전국 번식장 실태파악조차 못한 채 정부는 뜬금없이 반려동물 생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생산업 ‘허가제’를 하겠다고 하지만, 생산∙판매두수의 제한 없는 허가제는 허울일 뿐이다. 허가제 제안이 미끼이고 허울뿐이라는 사실은 동물 경매업을 신설∙육성하겠다는 발상과 동물을 물건으로 즉흥적으로 ‘쇼핑’하는 온라인 판매의 허용 방침에서도 확인된다. 번식장의 학대를 세탁하여 반려인(소비자)의 눈을 가려 ‘생명 소비’를 확대해 온 주범인 경매업은 운영기준 마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급히 사라져야 옳다.
○ 게다가 반려동물 시장의 확대를 노리는 정부는 반려동물의 개념을 조류∙파충류∙어류까지 넓히겠다고 밝혔다. 개 고양이도 제대로 보호 관리하지 못하면서 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지금도 만연하여 어쩌지 못하고 있는 야생동물의 불법밀수 및 불법소유를 부채질하고,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호에 역행함은 물론 비윤리적 생명 생산의 범주를 넓히게 되어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은 한번이라도 고려해 봤는지 묻고 싶다.
○ 할랄∙코셔 육성에 대한 접근 방식도 문제이다. 농장동물의 공장화를 추진· 지원해 온 정부는 대규모 전염병과 동물의 고통, 환경오염 등 공장식 축산 지원 정책이 야기한 문제 해결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국내법이 명시한 동물복지 농장과 동물복지 도축장 역시 극소수에 불과해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할랄∙코셔 방식의 산업 도입 이전에 국내에서 이뤄지는 도축의 열악함을 개선하고, 도살되기 전 ‘의식을 잃을 동물의 권리’라는 국제적・보편적 원칙을 재확인하며 할랄∙코셔 도축이 이와 상충되지는 않는지 면밀한 검토가 우선 되어야 한다.
○ 그간 동물단체가 중앙정부에 동물보호를 담당할 전담부서를 마련을 요구해 온 것은 동물보호를 위한 것이지 동물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게 아니다. 신산업 육성이라는 미명 하에 동물을 도구화 하려는 정부의 이번 발표는 동물을 오직 상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일말의 관리조차 되지 않아 동물학대를 방조해 왔으며, 비참한 개농장과 개도살에 대해 단 한번 눈길도 주지 않는 정부가 갑자기 반려동물 산업을 동물보호 차원에서 ‘육성’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에서 기인하며, 작금의 심각한 지경을 눈뜨고도 못 본 척, 장밋빛 낙관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겠다는 처사다. 진정 동물보호를 원한다면 반려동물 연관 산업 육성법을 제정할 일이 아니라 동물보호법을 현실화하고 강화해야 한다.
2016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