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시대착오적 대형 동물감옥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무산을 환영한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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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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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시대착오적 대형 동물감옥

제주동물테마파크사업 무산을 환영한다



마라도 2배 면적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에 사자, 호랑이, 유럽 불곰 등 맹수 포함 500여 마리의 동물을 들여와 전시체험하고 레저사업을 진행하려한 제주동물테마파크사업이 결국 무산되었다. 해당 사업의 타당성 결여, 지역 주민과의 심각한 갈등, 또 다른 대형 동물감옥에 대한 시민사회 반대가 고조됨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사 강행한 사업자는 개발사업 최종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 변경안 심의를 신청했으나 제주특별자치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이를 부결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본 사업의 문제점을 전국으로 알리며 강경한 반대 목소리를 낸 선흘2리 마을 주민들의 공로가 크다. 마을의 생태계 보전은 물론 동물의 생명권 존중을 위하여 반대대책위를 꾸리고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며 사업을 저지한 이들이 바로 선흘2리 주민들이다. 그들의 싸움이 결실을 맺도록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들과 연대하며 목소리에 힘을 보탰고, 이러한 제주도청 부결 결과에 환영의 뜻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청 개발사업심의위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의 재원 확보 계획의 부적정성 및 지역 주민과의 협의 부족 등을 부결 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본 사업이 제주의 생태계 보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도정의 문제 인식도 한몫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 부지 인근에는 열대 북방한계와 남방한계 생태계가 공존하는 제주 조천읍 선흘 곶자왈이 존재한다. 곶자왈은 제주의 모든 숲과 초지를 어우르는 잡목림으로 지하 깊은 곳까지 암반층이 연결되어 있으며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리는 곳이다. 사업지 인근에 발견된 천연기념물인 팔색조,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 흰눈썹황금새, 비바리뱀 등 마땅히 보전해야 할 생명이 존재하는 바, 동물을 들이기 위해 법적 보호를 받는 동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종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래 야생동물을 대거 들여와 감금하고 돈벌이 수단으로 삼겠다는 사업 계획은 그간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무분별한 착취와 부적절한 이용 행태에 대한 사회적 반성에 어긋나는 시대착오적 발상에 불과하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인수공통감염의 위기상황이 지난해 초 발발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는 사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는커녕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더욱이 제주는 겨울에 최저 1도까지 떨어져 열대 동물 서식에 적합하지 않다. 코끼리, 코뿔소, 기린 등 열대 야생동물들은 내실에 장기 계류할 수밖에 없고, 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궁극적으로 동물의 복지 훼손으로 이어짐에도 사업자는 열대 동물들의 반입을 고수해 왔다. 사업자에 있어서 동물은 그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카리스마 종인 야생동물이 이럴진데, 소동물의 복지는 얼마나 보장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와 같은 총체적 문제의 온상인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치열한 싸움과 시민사회의 반대 목소리가 있었기에 사업을 막을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도정의 사업변경 승인 부결로 이어질 수 있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제주동물테마파크와 같은 야생동물 착취 산업을 심각한 동물학대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리벽과 철장으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 야생동물은 더 이상 교육 콘텐츠가 될 수 없고, 이러한 동물테마파크는 종()보전의 기지 또한 될 수 없다. 시민들은 이들을 피학대 동물로 바라보고 동물원 자체에 대한 폐쇄와 야생동물 전시 금지를 호소하고 있다.

 

무엇보다 동물은 관광자원이 아니다. 일부 지자체는 앞장서서 실내동물원 건립에 혈안이 되어 있으며, 동물 본연의 삶을 한낱 자원으로 전락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동물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가치관의 변화는 곧 시대변화로 반영된다. 제주동물테마파크와 같은 사업들이 누군가의 거대 자본에 의해 계획되고 추진되지 않도록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가치관이 국가의 제도 속에 자리 잡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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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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