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3월 5일), 카라 더불어숨 센터 교육장에 많은 분들이
[Free Orang 프로젝트 -대중강연 "알아야 도울 수 있다!"]를 들으러 와주셨습니다.
평일 저녁 시간이라서 신청자가 얼마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카라 교육장의 정원을 넘는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영장류 쇼의 금지에 뜻을 함께 해주신다는 생각에 힘이 났습니다^^
강연을 들으러 오신 분들께는 '나는 영장류 쇼를 관람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리플렛도 나누어드렸습니다.
리플렛의 표지모델로 등장한 테마쥬쥬 동물원의 어린 수컷 오랑우탄 복돌이입니다.
그윽하게 바라보는 눈빛이 참 예쁘고도 아련하지요?
이 리플렛은 인터넷에서 파일로도 다운받아보실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카라 전진경 상임이사님이 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장 앞 한쪽에는 카라의 프리오랑 캠페인에 늘 동행하는 프리오랑의 마스코트 '오랑이'를 앉혀놓았어요.
한국 최초로 야생영장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영장류학자 김산하 박사님의 강연 모습입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현지에서 영장류를 연구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장류의 이야기와 영장류와 사람의 관계, 유사성 등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박사님이 어찌나 말씀을 재미있게 하시는지 청중들이 몇 번이나 크게 웃었던지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학문적인 이야기들도 박사님이 뛰어난 말솜씨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화면은 무분별한 벌목으로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는 오랑우탄의 서식지 모습입니다.
2008년 4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조사한 결과 숲의 파괴로 인해 연 평균 3천 마리에 이르는 오랑우탄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오랑우탄은 자연 상태에서도 종 보전이 쉽지 않은, 심각한 멸종위기의 동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보호해야 마땅할 오랑우탄 '오랑이'가 쇼를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참담해집니다.
박사님의 강연을 꼼꼼히 필기해가며 들어주시는 청중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어요.
이날 들은 좋은 이야기, 잘 기억해두었다가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세요~
두번째 강연자는 경향신문에서 환경·동물 전문기자로 좋은 기사를 많이 써주고 계신 김기범 기자님이십니다.
이날 기자님은 제주도 취재를 마치고 큰 트렁크를 끌며 공항에서 곧바로 강연장으로 오신 것이었어요.
빡빡한 취재일정 때문에 따로 강연자료를 준비하지 못하셨다며,
취재하시면서 직접 찍은 야생동물 사진들과 여러가지 글 자료들을 준비해주셨습니다.
늘 글로만 만나던 기자님을 강연에서 만나니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사냥이 허용되는 제주도 노루와 로드킬로 수없이 죽어가는 고라니 이야기에서는
강연자 김기범기자님도, 강연을 듣는 청중들의 마음도 답답하고 속상해지기도 했어요.
고라니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는 동물로서,
중국에서는 고라니의 보호를 위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두 분의 강연이 끝난 후에는 청중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시간이 꽤 늦어졌는데도 단 한 분도 자리를 뜨지 않고 초초초집중해서 마지막까지 경청해주셨어요.
이날 멋진 강연을 해주신 김산하 박사님과 김기범 기자님,
그리고 진지하게 강연을 듣고 의견을 나누며 함께 해주신 회원님들의 뜨거운 열정에 깊은 감사 드립니다.
이후로도 카라는 이렇게 의미깊은 강연회를 자주 마련할 계획입니다.
살짝 알려드리자면, 4월 초에 [Free Orang 대중강연 2탄]이 있을 예정이라지요...
이번 대중강연은 “오랑이를 몰수하고 영장류 쇼를 금지시키자”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영장류가, 오랑우탄이 어떤 동물인지 알기 위해서 준비한 강연이었습니다.
잘 알면 사랑하게 되고, 또 바로 알아야 도와줄 수 있으니까요.
이번 강연의 제목이 “알아야 도울 수 있다”였던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오랑우탄은 인간에 의해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으며
불법으로 포획, 밀거래 되어 오랑우탄 본연의 습성을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머지 않아 지구상에서 오랑우탄이라는 동물이 사라질 것이기에 여러 나라가 오랑우탄 보호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에는 동물원에서 쇼를 하며 오랑우탄답지 못하게 살아가고 있는 쇼 오랑우탄 ‘오랑이’가 있습니다.
오랑이가 쇼에서 벗어나 오랑우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그 날까지
카라는 Free Orang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 응원해주세요!
Free Orang 프로젝트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주위에 오랑이의 현실을 널리 알려주시고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여 나무가 되고, 수풀이 되어, 언젠가는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숲을 잃은 오랑이에게 숲을 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