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구포 개시장 폐업 환영 기자회견 - 개식용 영업 완전 중단하는 국내 첫 사례

  • 카라
  • |
  • 2019-07-01 17:35
  • |
  • 3309

기/자/회/견/문

구포 개시장 폐업 환영 기자회견
개식용 영업 완전 중단하는 국내 첫 사례
- 모란 개시장, 태평동 도살장에 연이은 승전보... 대구 칠성시장 등도 조속히 폐업해야
- 구포의 마지막 개들, 동물단체가 조기폐업 성사시키며 우선 구조한 개들과 함께 살아남아 새 삶 찾아 나선다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KOREA)은 구포 개시장 폐업을 환영하며, 오늘의 성과를 기념하고, 대구 칠성시장 등 남아있는 개식용 산업의 거점 역시 동물을 생명체로서 존중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변화된 우리사회의 기준에 발맞추어 하루 속히 폐업하도록 촉구하고자 한다.


오늘 우리는 동물보호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7월 1일을 기점으로 부산 구포 개시장 내 살아있는 동물의 전시와 도살이 전면 금지되며, 12일부터는 지육의 판매 등 모든 영업이 종료된다. 구포 개시장은 성남의 모란시장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개식용 산업의 거점이다. 그 역사가 60년이 넘으며, 한때 60~70여 점포가 성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역사와 규모만큼 개를 포함한 많은 동물들이 이곳에서 희생당했으며, 동물학대의 온상이라는 꼬리표가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다. 실제 2017년에는 구포 개시장 내 업소 직원이 탈출한 개를 대로변에서 목매달아 물건처럼 끌고 가는 장면이 공개돼 전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당시 재판을 통해 해당업소의 업주에게 징역 6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 되었는데 이는 동물학대 방조혐의가 인정된 첫 사례다.


이렇듯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물학대 행위가 만연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가 없지만 개를 먹는다는 습속을 이유로 현행법망을 교묘히 피해온 개식용 문제는 동물학대 등을 막기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 논의가 있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목을 잡아왔다. 실제 2018년 표창원 의원이 발의한 ‘동물의 임의도살 금지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농해수위 검토보고서에는 “농가 등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식용을 위한 개·고양이 등의 도살이 금지되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에 대하여는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며 부정적 의견이 실리기도 했다. 따라서 개식용 종식에 있어 모란시장, 태평동 도살장에 이어 구포 개시장 폐업은 사양산업으로서 오늘날 막바지에 다다른 개식용의 이정표를 제시하며 동물보호수준을 크게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구포 개시장 폐업이 더욱 의미있는 점은 다수의 시민과 개인활동가, 동물보호단체, 지자체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매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과 개인활동가들이 모여 구포시장의 폐업을 주장하며, 여론을 형성해왔다. 이와 함께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민주당과 부산광역시, 북구청 등에 구포 개시장 업종전환 TF 설치를 요구하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구포 개시장 업종전환에 대한 정책제안을 하며 상인들과의 협상테이블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상인들과 협상하는 과정에 있어서는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KOREA) 등 네 단체가 동물보호 측면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상을 추동하며 협상불발시 행정대집행 과정에 있어 동물의 구조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부산광역시 역시 지속적으로 구포 개시장은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상인들을 테이블로 이끌어 내고 협상의 성사를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 그 결과 지자체와 상인들간 합의로써 개식용 영업을 완전히 종료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구포 개시장의 공식적인 폐업 발표 이후 오늘 본협약까지 한달여 남은 시간동안 상인들과 조기폐업 협상에 나섰고 일부 업소의 조기폐업을 성사시키며 마지막까지 개들을 살리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다. 우리 단체들은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대구 칠성시장 등 여전히 개도살이 자행되고 있는, 지역의 개식용 산업 거점들로 개시장·개도살장 폐쇄를 이어나갈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그러나 큰 변화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구포 개시장의 사례에서처럼 생명존중이라는 시대정신에 입각해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때 변화의 수레바퀴는 비로소 굴러가게 된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정부는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던 ‘사회적 합의’라는 실체 없는 단어 뒤에 숨어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 개식용 문제가 정말 국민적 갈등사안이라면 이를 푸는 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더욱이 개식용 산업의 붕괴 조짐은 이미 수년전부터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개식용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동물학대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개식용에 반대하는 인구는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시의 2016년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내 보신탕집 수가 10년 사이에 반토막이 났을 정도다. 그럼에도 관련 업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동물들의 고통과 그들에게 가해지는 학대에 눈을 감는 것인 동시에 시대정신과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우리사회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사양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인과 그 가족도 위기에 처하도록 방관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정부와 지자체는 개식용 산업에 대한 폐업과 업종전환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대화에 나서고 대책마련에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개식용 산업 종사자들도 더이상 생계를 이유로 동물학대를 합리화하거나 동물의 고통을 멈춰달라 호소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개식용 종식과 동물보호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사회적 흐름이며, 개식용 산업은 이미 표류하는 난파선과도 같다. 동물을 위해서든 자신을 위해서든 그들의 선택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스스로 업을 정리하기 위한 대화에 성실히 나서야 한다.


우리 단체들은 지자체와 정부, 업계 종사자들이 개식용 산업 종식을 위해 향후를 도모할 수 있는 합리적 대화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하며 구포 개시장과 같은 폐업이 전국적으로 계속되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동물을 위해 마다하지 않고 나설 것이며 개식용을 우리사회에서 근절시키는 그날까지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물러섬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


2019년 7월 1일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KOREA)





댓글 1

최경숙 2019-07-08 15:40

아... 이제는 정말 개식용종식의 서막이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자체와 동물보로단테가 같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그날이 반드시 올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