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구조]어미고양이의 모정과 아기고양이들의 운명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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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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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82
 
이 세상에 어미의 자식사랑보다 더 강력하고 감동적인 것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사랑하는 존재를 잃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슬퍼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감정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일까요?
 
 
카라 더불어숨센터가 둥지를 튼 이후, 지역 주민들을 도와 활발한 '동네 동물보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중 길고양이들에게 밥만 주면서 TNR은 엄두를 내지 못하시는 분들을 설득하여 TNR 진행을 도와드리는 일도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입니다.
 
 
망원 / 합정 / 연남동을 포함한 마포구는 아기 고양이의 출생율이 서울에서도 가장 높은 문제 지역에 속합니다. 이 지역에는 길고양이 밥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러나 TNR 수술이 안되어 있어 참 많은 아기고양이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어린 고양이들이 많다 보니, 계절별로 도는 전염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 생명도 많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기막히게 예쁜 올블랙 어미고양이 한마리가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있는 아기고양이 두마리.
이 동네에는 유독 올블랙 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한마리의 어미 고양이로부터 유래된 친척들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어미에게 먹이를 주자 냉큼 물어다 아기에게 가져다 준다.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안타깝게도 아기고양이 두마리는 심한 허피스 감염으로 숨소리가 거칠고 힘이 빠져 움직임이 둔하다.
이미 눈에는 많은 눈꼽이 끼어있고, 회색 아기고양이는 거친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다.
 
 
 
 
아기고양이들을 아픈 채로 놔둘 경우 이 고양이들 뿐 아니라, 영역을 공유하는 다른 고양이들에게도 질병이 감염될 수 있어 치료가 시급했습니다.
또한 어미고양이는 일년에 최소 2번 이상 새끼를 낳는 고양이로 주변에 소문이 나 있어 어미고양이도 불임수술을 해서 더이상 힘든 출산과 양육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했습니다.
 
 
 
바쁜 근무시간을 쪼개 동물구조에 나선 활동가들.
주변에 밥 주는 분들은 많으니 길고양이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좀더 근본적인 TNR과 치료 활동으로 동물들을 돕기로 한다.
 
 
 
 
 
 
우선 어미고양이부터 포획해야하니 조용히 포획틀을 설치했다.
그러나 모성애가 강한 어미고양이는 포획틀 안을 살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 새끼들 먹으라고 뒤로 물러났다..ㅠㅠ 지극한 모성애였다.
방법을 바꿔 포획틀 위치를 바꾸고, 아기 고양이들을 다른 곳으로 유인해 어미와 떨어뜨려 놓았다. 아기고양이들은 주변 에어컨실외기 밑에 숨어있다.
 
 
 
 
드디어 어미고양이 포획성공! 대견한 어미지만 이제 그만 출산의 고통에서 벗어나야한다.
이미 너무 많은 아기고양이들이 있고 고양이 수가 많으면 제대로 된 보호가 불가능하다.
포획된 어미고양이는 안정할 수 있도록 잘 덮어주었다.
 
 
 
어미를 성공적으로 포획하고 구석에 숨어 있는 아기 고양이들의 구조에 나섰습니다. 길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위험이 닥치면 평소 자기들이 안전하게 숨어있던 장소로 이동해 아무소리 내지 않고 숨이있기 때문에 그런 장소를 미리 파악하여 이곳에서 구조할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아기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기 힘든 에어컨 실외기 밑에 숨었습니다. 어린 고양이들은 일단 질병에 감염되면 치료 불가능한 상태까지 금방 치닫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합니다. 또한 아픈 동물들이 주변에 질병을 퍼뜨리기 전에 빨리 구조해 주는 일은 주변의 다른 아기동물들이나 면역이 약한 동물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밥을 주시면서 아픈 동물들이 있다면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재빨리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두마리 아기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손길이 가장 미치기 힘든 곳으로 숨었다.
우선 도주로를 차단하고 한쪽방향으로 몰자 위기에 처한 아기고양이들이 달아나기 위해 뛰어 나왔다.
이때 대기하고 있던 활동가가 재빨리 잡아 케이지에 넣었다. 실패하지 말고 한번에 잡아야 한다. 이렇게 두마리 모두 구조 성공!
 
 
 
이제 가장 중요한 과정, 즉 이 녀석들의 행복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 결과는 낼 수 있을지 결정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아기들은 치료하는 과정에서 몇번의 사람의 손길로도 바로 순화가 될 수 있는 연령대에 있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순화된 고양이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긴 하지만 입양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좋은 입양처를 찾게 되면 더이상 길고양이로서의 삶이 대물림되지 않아도 됩니다. 거리에서 자라나 다시 새끼를 낳아 슬픔을 증폭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아기고양이들은 재빨리 구조된 덕분에 빠른 치료 경과를 보였다.
증세가 심했던 회색 아가는 여아였고 조금 상태가 나았던 턱시도 고양이는 남아였다.
호흡조차 힘겨워하던 회색 아기 고양이(여아)도 이제는 밥도 잘 먹고 눈물과 콧물도 많이 줄었다.

따뜻한 곳에서 서로 의지하고 있는 아기 고양이 두마리. 따뜻하니? 증세가 빨리 호전되어 다행이다.
*구조된 고양이의 집사가 되어주실 분은 카라로 입양문의하시면 됩니다. (입양담당 이현주 간사 02-3482-0999)
 
 
 
하지만 대부분의 어미 고양이는 아기와 격리되면 크나큰 상실감을 느낍니다. 아기 고양이들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불임수술 받은 후 방사되어 거친 거리에서 살아야 할 어미의 복지와 행복도 중요합니다.
 
어미고양이는 최초 포획당시 그리 사납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다가가자 화단에서 내려와 기지개도 켜고 조용히 앉아 응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불임수술을 받은 후 허피스 증세가 심한 새끼들과 격리되자 그때부터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어미고양이는 처음에 까만 아기고양이와 같이 있었다.
함께 방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기의 허피스 증세가 심해져서 집중 치료를 위해 격리가 불가피했다.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어미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거리로 돌아가야 하는 어미와, 거리로 돌아가 평생 살기에는 너무 어리고 약해 안타까운 아기 고양이 두마리...
이 동물들 모두가 현실에서 '가장 행복한 길'은 무엇일까요?
 
 
몇차례의 상의를 거쳐 결국 몸이 약하고 작은 암컷 아기 고양이는 치료와 순화를 거쳐 입양시키고, 이 녀석보다 좀 더 크고 상태가 덜 나쁜 수컷 아기 고양이는 잘 치료해서 어미와 함께 원래 태어나 자란 곳에 방사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까만색 예쁜 턱시도 아가는 치료가 완료된 후 어미와 합사하여 잘 먹이고 보호한 다음 치료 완료 시점에서 어미와 함께 방사될 것입니다. 아기 고양이 두마리 모두 더할나위없이 사랑스럽고 똑같이 소중한 생명이지만 새끼들을 모두 빼앗겼다고 생각할지 모를 어미 고양이의 복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지만, 언제나 지식과 경험 그리고 판단력의 한계 내에 있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의 운명과 어미 고양이의 운명을 가르는 선택을 해야하는 기로에서 활동가들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후로
거리에 어미와 함께 방사될 까만 보석같은 아기 고양이와
새끼 하나를 잃은 채 방사될 모성애 강한 어미고양이,
그리고 형제와 어미와 헤어져 입양되어 새 삶을 찾아야 하는 아기 고양이에게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방사된 곳은 지속적으로 후속 TNR과 보살핌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이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세요~!



 
 

댓글 1

최상미 2014-10-24 16:12

너무 이쁜 냥이들 입니다. 앞으로도 카라의 많은 활동 응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