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생매장 살처분 중단과 인도적 기준 준수로 농장동물 고통을 최소화 하라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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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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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농장동물의 날 생명존중 촉구 기자회견문]


“ 생매장 살처분 중단과 인도적 기준 준수로 농장동물의 고통을 최소화 하라 ”


돼지 살처분의 아비규환이 온 땅을 뒤덮고 있는 비통한 때에 우리는 10월 2일인 오늘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았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은 인간을 위해 희생당하는 농장동물의 죽음을 기리며 도살 직전까지 굶주리게 되는 동물들의 고통에 12시간 단식으로 동참하는 날이다. 그런데 축산을 넘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대한민국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돼지들의 비극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 고통을 나눌 수 있단 말인가. 어미와 새끼를 막론하고 대량 살처분을 마주한 돼지들이 당하고 있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돼지들이 산 채로 땅 속에 묻히는 극한의 고통을 겪다 죽고 있는 것인지 당국은 제대로 확인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파주,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서 여러 마리의 돼지들이 의식의 소실 없이 살아서 몸부림치는 채로 포크레인에 집혀 땅 속에 묻히고 있는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10분간 최소 5마리 이상의 돼지들이 산 채로 땅 속 구덩이에 묻힌 통으로 떨어졌으며 인도적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상태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돼지들이 생매장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매장 살처분은 안 그래도 죽어야 하는 동물의 고통을 이루 형언할 수 없이 가중함은 물론 국내 방역지침상 인도적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 그런데도 마치 시중에는 방역지침을 잘 따르고 있는 것처럼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거짓 정보의 문제가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생매장 살처분 영상보도 직후 이에 항의하며 정부에 정확한 실태 파악과 생매장 살처분이 일어나지 않도록 즉각 조치할 것을 주문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당국은 가축전염병이 발발할 때마다 예방적 조치나 위험도 평가 대신 사후 살처분 의존적인 방역을 수행해 왔으며 말단의 고통은 늘 동물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있어서도 정부는 여러 경고를 무시한 채 해외 ASF의 주요 전파경로로 알려진 음식물쓰레기의 유통을 돼지에게조차 완전 금지하지 않고 있다가 발병 확진 당일부터 금지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처를 내놓았다. 이제라도 정부는 각종 전염병 전파 경로가 되는 음식물쓰레기의 동물급여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 

또한 당국은 기 발병 농가의 감염경로를 여전히 ‘알 수 없다’고 하면서도 예방적 살처분의 범주만큼은 굳건한 믿음으로 다시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강화도의 경우 도내 전 돼지를 싹쓸이 살처분 하는가 하면, 충남의 어떤 지자체는 소위 선제적 방역이라며 방목 돼지 전체 살처분을 결정했다. 이러다 국내 1천만 마리 모든 사육 돼지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으로든, 예방적 살처분 희생으로든 결과적으로 다 죽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 당한 돼지들이 벌써 10만 마리에 가깝다. 이 가운데 또 얼마나 많은 돼지들이 생매장 살처분 되고 있는 것인지 밝히라는 요구에 대해 정부는 대답하지 않는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오리무중 방역 속에서도 ‘예방적 살처분’만큼은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 조치인 양 손쉽게 둔갑해 버린다. 당국은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최초 확진시부터 이미 반경 500m가 아닌 반경 3km 예방적 살처분을 확대 실시해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번째 확진 농가까지 나온데다 의심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원래 오늘로 예정된 국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 일정마저 취소해야 할 만큼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사회는 몸부림치며 구덩이 속으로 겹겹이 굴러 떨어지는 돼지들의 고통보다도 돼지고기 품절과 돼지고기의 가격의 상승될까 더욱 크게 염려한다. 공장식 축산 시스템 속에 본연의 습성도 존중받지 못한 채 학대 사육되다 비참히 도살되는 것이 오늘날 농장동물들의 삶이긴 해도 이건 아니다. 우리는 생명존중의 정신을 되찾고 생매장 살처분을 즉각 시정하여야 한다. 또한 예방적 살처분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 노력을 기울이고 근거를 상실했으면서도 반복되다시피 하는 살처분 의존적 방역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연간 10억 마리 농장동물을 죽이고 있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과 육식주의를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세계 농장동물의 날인 오늘 동물권행동 카라는 대한민국의 모두에게 농장동물의 고통을 나누기 위한 12시간 단식 동참을 제안하며, 방역 당국에 재차 생매장 살처분 즉각 중단과 고통을 최소화 하는 인도적 기준 준수를 촉구하는 바이다.  


2019년 10월 2일

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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