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경기도 연천군의 한 허가 번식장을 찾았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길게 늘어선 뜬장에는 80여 마리의 개가 방치 학대되고 있었습니다.
번식장에는 품종견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번식장 안에서 생활하고 주변을 떠도는 백구 한 마리도 함께 있었습니다. 번식장 업주는 백구는 손을 타지 않아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카라는 이 개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번식장의 품종견들이 떠나고, 두 번 다시 번식업을 하지 못하는 이곳에서 백구가 떠돌이견으로 살아갈 미래가 눈에 훤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몇 년간 번식장에서 생활하던 백구의 구조를 결정했습니다. 번식장 구조가 끝난 후, 활동가들은 빈 번식장을 다시 방문해 포획틀을 설치했고, 배고플 백구를 유인할 맛있는 것들을 포획틀에 넣어두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백구는 경계심이 너무 심했습니다. 번식장 근처에 있던 카라 구조차와 활동가들의 인기척을 느낀 백구는 포획틀 주변만 계속해서 맴돌았습니다
몇 시간을 기다리다 밤이 되어 철수를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구조차량을 번식장에서 멀리 이동시키고 활동가들만 몰래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백구는 차량이 멀어지는 소리를 듣고서야 포획틀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배가 고팠는지, 차량을 이동한 지 불가 3분도 지나지 않아서 백구는 포획틀에 들어와 주었습니다.
그렇게 안전하게 포획한 백구는 더봄센터로 입소했고, ‘진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아직 새로운 환경이 낯선 진구이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더봄센터에서 지내면서 추운 겨울날 따뜻한 잠자리에서 편히 쉬고, 맛있는 식사를 먹는 것만으로 진구에게는 큰 기쁨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품종이든 아니든, 크던 작던 모두 같은 반려견이고, 가족의 품에서 더 큰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갈 자격이 있는 개입니다. 진구를 포함한 번식장에서 구조되었던 모든 개들이 평생가족을 찾을 때까지 응원과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 강아지 공장 구조견 치료 및 번식장 철폐를 위한 ‘7700 릴레이 모금’
-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5-702-123977
- 모금 목표액: 77,000,000원
📝 대한민국 번식장 폐쇄를 위한 '루시 프로젝트' 20만명 서명 캠페인
- 캠페인즈 페이지 : campaigns.kr/campaigns/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