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염증으로 볼 살이 뚫린 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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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1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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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753
 
 
"한쪽 얼굴에 창상으로 인해 무너져가고 있어요. 고름에 파리가 앉을 정도에요... 
 병원에 데려가고 싶은데 잡을 수가 없어요 도와주세요."
 
다급히 걸려온 전화 한 통화. 날씨가 더워질수록 더 많은 파리가 꼬일 수 있어 구조가 시급했습니다.
바로 구조에 나가야 했고, 낮에는 안 보이신다 하여 냐옹이의 구조는 저녁에 이루어졌습니다.

 
역시나 냐옹이는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후에야 나타났습니다.
통덫에는 절대 안들어간다기에 가족덫을 이용해 포획을 시도하기로 하고, 냐옹이가 자주 나타나는 장소에 조심스레 덫을 설치했습니다.
 
 
아직은 식욕이 남아있어 음식으로 유인할 수 있는 구조냥이.
냐옹이가 맛있는 간식과 사료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덫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덫 입구 방향으로 먹을거리들을 줄지어 놓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숨죽이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구조냥이는 설치된 덫이 낯선지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네가 살길이니 제발 들어가줘~ㅠㅠ"
 
 
냥이가 덫에 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며 차 밑에 엎드려 관찰하던 중에
얼마 지나지 않아 구조냥이가 바로 먹이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땅에 있는 먹이부터 먹으며 조금씩 덫을 향해 다가가는 냥이!
 
다행히 덫에 대한 경계심을 전혀 보이지 않아 아주 쉽게 꼬리까지 덫으로 쏘옥~ 들어갔습니다.
구조 완료!!
 
 
저희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구조냥이는 쉽게 가족덫으로 들어가 주었고,
놀라지 않게 이불을 덮어 안정된 공간임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연계병원으로 이동하여 덫에서 꺼낸 구조냥이에게서는 부패한 냄새가 진동하였고,
얼굴의 심한 상처는 예상대로 구더기가 점령한 상태였습니다.
 
 
우선 아이를 진정시켜 구더기를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처가 있는 입 부분은 물론이고, 이마에도 아직 깨어나지 않은 파리의 알들이 보입니다.

 
어쩌다가 다쳐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앙상하게 뼈만 남아 더욱 더 안쓰럽던 구조냥이는 혈액 검사상 복막염 수치도 보이고 있지만, 
일주일 정도 잘 먹이고 처치를 하면서 앞으로 수치의 변화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가장 심각해 보이던 코 옆의 상처는 입까지 이어져 구멍이 뚫린 상태이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낫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 외과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 할 수 있었던 아픈 길냥이를 외면하지 않고, 구조에 힘을 기울여 주신 신고자분께 감사드리며, 
구조냥이가 하루빨리 쾌유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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