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위치한 재개발 지역, 개농장 부지였던 곳이 철거되면서 주변을 떠돌며 봉사자분들이 챙겨주시는 사료를 먹으며 지내고 있는 5마리의 개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포획틀 설치하고 며칠간 개들이 틀 안으로 들어가는지 관찰을 했습니다. 개들은 처음 보는 포획틀에 거부감 없이 들어오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지만 여러 마리가 같이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한 마리가 들어와 밥을 먹으면 다른 개들은 주위에서 보초를 서는 형태였습니다. 포획틀 안에 밥그릇 여러 개를 놓아도 같았습니다.
언제까지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들어올 것을 기다 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선택이 필요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포획틀 안에 들어오는 대로 그리고 가능한 경계심이 많은 애를 먼저 잡기로 했습니다.
포획할 날짜를 정하고 단단히 구조장비를 챙겨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포획틀 점검을 하고 사료와 통조림, 닭고기로 배고파할 개들에 유인할 음식을 포획틀 안에 넣어두고 멀리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개들은 기존 봉사자분들이 아닌 낯선 사람들이 포획틀에 왔다 갔다는 걸 알았는지, 배고픔에도 불구하고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포획틀 앞에만 있다가 들어가지 않고서는 이후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다시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배고프면 무조건 포획틀 안에 들어와 밥을 먹을 수 있게끔 불규칙적으로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개들에 친숙하고 매번 밥을 챙겨주는 봉사자분들이 자동 포획틀 스위치를 누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며칠 안돼서 한 마리의 개를 포획했습니다.
처음으로 잡힌 검은 개는 경계심이 심했던 터라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고, 다리가 불편해 보였던 개였습니다. 검은 개의 검진 결과 기형적인 다리를 가지고 태어나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고, 지금은 위탁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개를 포획하는 소동이 있었던 터라 다른 개들은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개들이 포획틀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져 안 집히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다행히도 5일이 지나고 나서 다른 한 마리 포획에 성공을 했습니다.
포획틀에 잡힌 개는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가까이에서 개를 보니 젖이 많이 불러 있어, 출산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산 어딘가에 새끼들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새벽 1시까지 어두워진 산에 새끼들을 찾아 헤맸습니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새끼들이 너무 걱정스러웠고, 잡힌 어미를 풀어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다음날 날이 밝아서야 본격적으로 다시 새끼들을 찾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고 산 중턱 쓰러진 나무 사이 밑에서 새끼들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새끼들을 찾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봉사자분 중에 한 분은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새끼들은 건강한 상태로 옹기종기 모여 자고 있었습니다. 새끼들을 어미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의기소침해 있던 엄마는 다행히 새끼들을 찾아 조금은 안정을 찾은 듯 했습니다. 새끼들은 젖을 때고 나면 평생 보듬어줄 가족을 찾아줘야 하고 아직 재개발 부지에 남아 있는 개들을 구조를 해야 합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곧 개발이 들어가는 지역이라 하루 빨리 남아있는 개들이 구조되어 안전하고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카라는 개들이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