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서울에서 파주로, 원정유기를 당한 모낭충 강아지 '왕발이'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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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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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발이는 3-4개월령의 어린 강아지입니다. 사람과 눈을 맞추며 의사표현을 할 만큼 똑똑한 아이고요. 모낭충으로 온 몸의 털이 다 빠지고 피부가 갈라지고 있지만, 그래도 사람과 함께 할 때는 간지러워 긁는 것보다 사람에게 손길을 요청하기 바쁩니다.

왕발이는 더봄센터가 위치한 파주에서 버려진 개입니다. 보호자가 직접 개울가로 던져 유기한 개이기도 합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일하던 중 '턱' 하는 소리와 함께 강아지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렸고, 밖에 나갔을 때는 서울 넘버를 단 차량이 떠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발이는 개울에서 땅 위로 기어 올라오려 발버둥치고 있었습니다.




왕발이가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발이 지나치게 큰 것은 홍역의 후유증일 수 있다고 하고, 발바닥이 아니라 발목으로 땅을 짚고 있는 것은 영양 부족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왕발이의 짧은 삶은 온통 배고픔과 가려움으로만 가득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개울가로 내던져져 버려진 삶. 그래도 우리가 왕발이를 구조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현재 왕발이는 더봄센터 2층 견사에 한 방을 배정받고 지내고 있습니다. 왕발이는 현재 일 주일에 한 번씩 약욕을 하고, 상태에 따라 먹는 약도 처방받으며 모낭충 치료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왕발이는사람함께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 참 행복해 보입니다. 산책도 잘 하고, 목줄이 바닥에 끌리니까 줄을 물고 있기도 하고요. 이제 왕발이는 잘 치료받고, 좋은 가족을 만나기만 하면 됩니다.



| 더봄센터 견사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는 왕발이. 일 주일에 한 번 카라 동물병원으로 내원하고 있습니다.

산책 중 줄을 물고 있는 똑똑하고 귀여운 모습



왕발이가 이 동네에 버려진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동네에는 종종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개들을 종종 버리고 간다고 합니다. 왕발이를 잠시 돌봐주신 마을 이장님도 타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유기견 일곱 마리를 기르고 계시고요. 한 생명을 버리는 것은 자신의 손에 피만 묻히지 않고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벌금은 고작 최대 300만원이고 그마저도 범인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CCTV 없는 마을은 쓰레기통처럼 유기견들을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운이 좋으면 누군가 반려견으로 삼지만, 아니면 지자체에서 공고 후 살처분되는 개들. 무책임한 반려, 방치학대, 동물유기 등 우리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는 우리 왕발이. 이 사회는 우리 왕발이를 비롯한 동물들이 살기에 무척이나 각박하고 어렵습니다.

제 21대 국회의 임기는 다음 달부터 시작됩니다. 국민의 의식 수준에 맞춰 동물보호법이 좀 더 강화되고, 유기동물 방지를 위한 여러 제도가 보다 실효성을 갖춰가길 희망합니다. 카라의 활동가들도 계속 사회를 바꿔나가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해가며 왕발이를 살뜰히 보호하겠습니다. 뽀송뽀송 털이 날 왕발이의 소식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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