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개들, 내 물건 지키라고 사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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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지킴이였던 개, ‘대프’와 ‘리카’의 구조 소식입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 4월 18일 대구 수성구에 소재한 쓰레기 폐가에 갇혀 방치된 채 살고있는 성견 2마리를 구조했습니다. 해당 현장은 집안 전체에 쓰레기로 가득했고, 개들 먹이로 추정되는 부패한 음식물쓰레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들을 작년 말 최초 발견한 제보자는 매일 개들에게 사료와 깨끗한 물을 주며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중에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자견 4마리도 태어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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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는 경악스러운 현장을 직접 확인한 후 견주의 연락처를 확보하여 영문을 파악했습니다. 견주에 의하면 지난 2023년 5월, 당시 2개월령인 대프와 리카를 “폐가를 지킬 목적으로” 시장에서 사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둘은 폐가에 갇혀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것입니다. 주변 이웃들의 증언에 따르면 견주는 어쩌다 폐가에 들러 음식물쓰레기를 놓고 가거나, 길게는 한달 씩 오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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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을 계속 이곳에 둔다면 쓰레기에 둘러싸여 질환에 걸리고 임신과 출산이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습니다. 카라는 동물들의 보호 공간이 넉넉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입양이 어려운 성견들을 구조하고, 제보자는 임시보호처로 자견들을 이동시킨 후 입양을 추진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구조하기 전날, 성견들은 놔둔 채 4마리 자견들 모두가 사라진 일이 벌어졌습니다. 견주에 자견들 행방을 묻자 “새끼들 친척집에 보냈다. 내 개를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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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청 담당 주무관은 카라의 설명을 통해 현장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견주를 설득하여 성견의 소유권을 포기시켰습니다. 다만 사라진 자견들이 개농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에 카라는 주무관에 자견들 모니터링을 요청했고, 주무관이 자견들의 거취를 확인하자 견주는 결국 4마리의 소유권을 포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