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해방 프로젝트] 9월 돌봄 소식

  • 카라
  • |
  • 2021-10-02 17:17
  • |
  • 627

화천 사육곰들의 훈련과정을 소개합니다



화천 사육곰들의 훈련과정을 소개합니다.

곰 보금자리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매주 곰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철장을 사이로 곰을 살펴보는 것은 정확한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채혈이나 동물병원 방문으로 더 정확하게 동물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지만, 동물이 쉽게 협조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곰이 건강 관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않는다면 곰과 동물을 관리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득이 됩니다. 화천에서 진행된 훈련은 건강 관리를 위한 주기적인 채혈과 동물병원 방문을 편안하고 즐겁게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곰은 채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병원 방문을 할 때면 스스로 이동장으로 들어가도록 훈련을 받습니다. 이를 위해 곰들의 집중적인 훈련을 위해 동물훈련사와 수의사 활동가가 휴가를 반납하고 화천에 머물며 훈련을 진했했습니다.

훈련에는 곰이 좋아하는 것들을 이용합니다.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곰에게 꿀은 최고의 보상입니다. 좋아하는 먹이를 먹기 때문에 곰은 훈련이 즐겁습니다. 지루한 일상에 훈련은 좋은 정신 자극이 됩니다.

처음에는 곰이 좋아하는 것을 이용해서 곰과 신뢰를 쌓아갑니다. 신뢰가 쌓이면서 곰은 사람 앞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행동을 배울 준비가 됩니다. 곰은 앞발로 정해진 막대기를 움켜쥐기만 하면 맛있는 꿀물을 먹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발을 만지기도 하지만 꿀물은 달콤하고 그것이 결코 해가 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이동 케이지 적응 훈련을 받는 곰은 처음에는 케이지를 매우 낯설어합니다.발걸음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쉽게 케이지 가까이 다가가지 않습니다. 훈련은 이동장이 위험하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게 합니다. 곰은 점점 경계를 풀고 적극적으로 케이지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4일간 훈련을 받은 5마리 곰들은 모두 스스로 앞발을 내밀고 차분하게 채혈을 마쳤습니다. 곰에게 강압은 없었고 훈련을 진행한 수의사와 훈련사는 안전했습니다. 이동장 적응 훈련을 받은 곰은 이동장을 자연스럽게 들어가고 나옵니다. 이제 곰은 이제 병원으로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생츄어리 건립은 곰들에게 더 나은 공간을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체계적인 동물관리시스템은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곰 보금자리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끊임없이 더 나은 생츄어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정애 장관 화천 사육곰 현장 방문




"정부도 시민사회와 함께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2일 화천 사육곰 돌봄 활동에 환경부 한정애 장관이 함께 했습니다. 한정애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사육곰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주셨는데요. 이번에 직접 농가에 방문하여 활동가들과 돌봄 활동을 함께 하고,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곰보금자리 프로젝트의 활동가들과 함께 어떤 생츄어리를 만들어야 하며, 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 추진 중인 구례 생츄어리와 민간 생츄어리 건립에도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까지 이루어졌는데요. 한정애 장관의 응원은 그간 생츄어리 마련에 고군분투하던 카라와 곰 보금자리에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사육곰 문제는 이제 22년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 보금자리의 민간 생츄어리 마련, 23년 구례 생츄어리 건립을 앞두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생츄어리 시설 건립만으로 사육곰 문제는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사육곰 관련 불법행위의 규제, 남은 사육곰 농가의 전폐업 유도를 통해 사육곰 산업이 종식되고 남은 모든 사육곰들이 생츄어리에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정부와 협력하여 사육곰들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는데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곰님들, 오늘도 약을 잘 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곰님들, 오늘도 약을 잘 먹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사육곰들을 돌본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6월 초여름 햇빛을 사이에 두고 마주했던 낯선 만남이었는데 말이죠. 100일간 곰들의 건강을 챙기면서 저희도 하나 둘 배움이 쌓여갑니다. 이제는 약도 잘 먹고 전문적인 훈련으로 마취 없이 채혈이나 케이지 이동도 가능하지만, 그 동안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특히 지금의 투약 방법으로 정착하기까지는 눈물 겨운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유식이(U-6)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보행이 불편한 상태라 치료약이 처방되었지요. 발바닥 염증 때문에 다리를 절거나 발등으로 걸어다니는 곰에게도 먹는 약을 처방합니다. 곰의 발바닥은 사람의 손바닥처럼 부드럽습니다. 장마철에 발바닥이 퉁퉁 불어 거친 시멘트 바닥을 딛다보면 쉽게 상처가 생기고 염증이 심해지죠. 상처가 심한 곰들은 먹는 약뿐 아니라 소독도 하고 타이어 방석도 만들어 주면서 좋아진 반면, 나이가 많은 유식이는 낫지 않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모두의 걱정이었죠.

불편한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꾸준한 약물투약이 필요했습니다. 농장 어르신께 유식이의 투약을 부탁드렸지만 한 번에 먹는 약이 한주먹이나 되다보니 음식에 약을 넣어 던져주면 알약만 남는 경우가 빈번했거든요. 무엇보다도 활동가가 없는 평일에 어르신이 쉽게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그리하여 시작된 ‘맛있는 약 만들기’ 프로젝트!

첫 시도는 빵 속에 약을 넣고 달달한 꿀을 첨가해서 주는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약의 쓴 맛을 속이기란 쉽지 않았죠. 개나 고양이와 달리 곰은 음식을 아주 꼭꼭 씹어드시더군요. 마치 맛을 하나하나 음미하는 탁월한 미식가처럼요. 빵을 입에 넣었다가도 조곤조곤 씹으면서 곰은 앞발과 혀로 약을 골라 뱉어냈습니다.

두 번째 시도는 마시멜로 가운데에 알약을 넣는 방법이었습니다. 처음보단 성공적이었지만,모두를 만족시키진 못했죠. 까탈스러운 입맛의 몇몇은 잘도 뱉어냈습니다. 알약에 꿀을 발라 마시멜로 속에 넣어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끝났습니다.

실패는 배움을 얻는 기회라더니, 활동가들은 결국 마시멜로를 이불 펴듯 얇고 길게 펼친 후 알약을 흩어서 콕콕 박아준뒤 김밥처럼 돌돌 말아 여미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주말의 돌봄 활동이 끝나면 가내수공업이 시작됩니다. 활동가들은 마당에 모여 앉아 일주일 동안 먹일 마시멜로 경단을 만듭니다. 매회 투약분을 소분해서 냉장고에 보관해두면 완성! 참 쉽죠?

경단 덕분에 약을 꾸준히 먹어서일까요. 다행히 유식이는 요즘 잘 걷고 잘 먹습니다. 케이지 이동 훈련이나 채혈훈련도 적극적일만큼 회복세입니다. 발바닥에 상처가 있던 곰들도 호전 중입니다.

이번 추석에 보름달에게 소원을 비셨나요? 저희 활동가들은 곰 열세 마리가 생츄어리에서 내년 추석을 맞을수 있기를 빌었습니다. 생츄어리에서 지낸다면 약 먹을 일은 점점 줄겠지요. 그때까지는 일용할 약을 잘 먹어주는 곰들에게 감사함을 표합니다. 물론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비타민 같은 여러분들께도요.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