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곰 농가의 곰 91마리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2021년은 사육곰을
둘러싼 문제가 오래된 고름이 터지듯 사회에 드러난 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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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생츄어리
관련 회의 차 구례를 다녀오던 기차 안에서 용인 사육곰이 또 탈출했다는 기사를 읽고 참담했습니다. 2년
만에 같은 농장에서 같은 패턴으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아무리 죽어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2년 전과 달리 우리 사회가 사육곰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곧 깨달았습니다. 언론들이 주목했고, 사법부는 농장주를
구속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푼돈만을 벌금으로 물어온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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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농장주는 곰을 죽이던 사람이었지만 95마리 곰을 돌보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당장 주인이 없어진 곰을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구속되었지만 언제든 다시 풀려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곰의 소유권과
사육 장소를 시급히 옮겨야 했습니다. 이 곰들의 소유권을 넘겨 받을 방법을 찾아냈지만, 구례와 서천의 생츄어리가 완공될 때(2024, 2025년 예정)까지 곰 95마리를 임시보호할 장소를 구하는 것과 임시보호하는 동안
돌봄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또 하나의 큰 과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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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곰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네 단체는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육곰 관리 책임이 있는 환경부에서는 “아직 모르겠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적극성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필요한 것이지, 사육곰 구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떠맡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열악한 곳에서 곰들은 또 탈출하고 죽어서 91마리가 되었습니다. 환경부는 갈 곳이 없어진 사육곰에 대해 적어도 관리 주체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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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경기도 고양시에
민간 곰 생츄어리를 짓기 위해 꼬박 1년이라는 시간을 쏟았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노력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고양시 생츄어리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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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사육곰들을 보호할 장소가 필요했기 때문에
낙담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대안을 찾아다닌 결과, 지금 저희가 13마리 사육곰을 돌보고 있는 화천 사육곰 농장의 부지 8천여평을
임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장주와 반년 동안 매주 만나며 신뢰가 쌓였기에 가능한 합의였습니다. 선대부터 40여년 사육곰을 기르던 과거를 청산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은 결정이었습니다. 13마리 곰 하나하나를 가장 잘 아는 농장주는 사육곰 농장이 생츄어리로
바뀌는 과정에서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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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의 사육곰 농장은 이제 곰 생츄어리로 바뀔 것입니다. 다른 농장의 사육곰들도 구조해서 돌볼 것입니다. 물론 이 계획도 예산 부족이나 행정 등의 이유로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 있지만, 저희는 올해 안에 좁은 철창 안의 곰들을 너른 방사장에서 뛰어놀게 하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여러분의 힘이 더 크게 모일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한국의 사육곰 산업을 끝내는 데에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칠롱이(L7-2)에
이어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는 사육곰은 L7-1이에요. 개체번호에서
알 수 있듯이 L7-1은 칠롱이와 함께 살던 곰입니다. 곰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가 처음 화천 사육곰 돌봄을 시작할 때 아랫줄(L) 제일 끝 칸에는 두 마리의
암컷이 있었는데요. 이 둘은 먹을 것이 부족하지도 않았지만 사이가 좋지 않아서 밥을 줄 때마다 하나를
옆 칸으로 옮겨 싸움을 막아야 했습니다. 야생에서 단독생활을 하는 반달가슴곰은 제한된 공간 안에 기르면
싸워서 서로를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비록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지만 늘 긴장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훗날 생츄어리에서 살게 되면 가능한한 모든 사육곰들을
합사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미 합사가 되어있는 사육곰을 분리하는 것은 활동가들에게 고민거리였습니다. 분리했다가
다시 합사하는 과정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둘을 가까운 시일 내에 넓은 생츄어리로
옮길 수 없다면 그 전까지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의사
활동가들은 L7-1을 마취해서 비어 있는 사육장으로 옮겼습니다. (이
때만 해도 이동케이지가 없어서 마취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L7-1과 칠롱이는 각자의 방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늘 자극이 부족한 사육상태의 야생동물에게 서로 부대끼는
친구의 존재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피할곳이 없는 좁은 공간에서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좁은 집에 사는
것은 분명히 큰 부담입니다. 둘은 거리가 멀어지고 나서 마음의 평화를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밥 먹는 시간이 편안해졌습니다. 서로의 먹이를 탐하지 않아도
되고, 지키려고 성을 내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밥 먹는 시간도 길어져서 본래 천천히 먹이를 즐기는 곰의 모습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L7-1은 성격이 급해서 주로 밥을 빼앗아 먹는 쪽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협하고 밥을 뺏는 일은 빼앗기는 것만큼이나 고달픈 일이지요. 이제 L7-1은 더 먹겠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났고, 강퍅해 보이던 표정도
누그러졌습니다. 다른 사육곰들보다 늦던 털갈이도 결국 다 해냈습니다.
조금씩이지만 삶의 질이 나아지는 L7-1입니다.
L7-1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새 이름을 가진 L7-1에게 생츄어리의 넓은 공간에서 다른 곰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화낼 일 없는 삶을 살게 해주세요.
☑ 후원하기 ⠀
👉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기업은행
333-058259-01-019 곰보금자리리 프로젝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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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권행동행동 카라 후원하기
우리은행
1005-503-32584 동물권행동행동 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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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표 모금액: 1억 5천만
원
- 구조된 곰들에 대한 돌봄 활동
- 행동 풍부화 시설물 설치 및 활동- 진료 및 치료비 등에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