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푸를 소개합니다.
L5가 어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전 곰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는 시민들께 L5의 이름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드렸고, 이에 많은 분이 좋은 이름들을 제안해주셨습니다.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많은 이름들 중 L5는 어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이름은 활동가 중 한 명의 제안이었는데요, 물통에 얼굴을 푹 담근 채 어푸어푸 물장구치는 L5의 취향을 살려 지은 것이 단체 안팎으로 모두 좋은 반응을 얻어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어푸의 어푸어푸를 여러분께도 보여드리고 싶지만 정작 어푸가 물놀이를 할 때는 다들 그 장관을 구경하기 바빠 찍어놓은 것이 하나도 없네요. 곧 생생한 영상으로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당장은 조악한 그림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몸이 다 잠기는 생츄어리의 풀장에서도 어푸는 이름값을 할까요? 이 즐거운 상상을 하루속히 현실로 옮겨오고 싶습니다.
어푸의 물놀이가 사각 물통에서 끝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유식이 약 먹이기 도전사
유식이는 나이가 많아 잘 걷지 못하는 사육곰입니다. 인간에 의해 갇혀 사는 곰은 두 가지 이유로 생의 말기에 걷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나는 야생에 사는 곰만큼 충분한 운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 이유입니다. 좁은 곳에 갇혀 있고, 야생에서처럼 근육을 사용할 동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근육 운동을 충분히 하지 못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 하나는 너무 오래 살기 때문입니다. 야생에서는 나이 때문에 경쟁에서 밀려 이미 죽었을 나이에도 사육 상태에서는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러나 저러나 자연스럽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활동가들은 고민이 많습니다. 쇠약해진 곰을 억지로 살려 두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면서도, 당장 아파서 잘 걷지 못하는 곰을 안락사하기보다는 진통제를 먹여 덜 아프게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유식이는 지난 해 여름부터 지금까지 진통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을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행히 유식이는 아직 걸어다니거나 누워서 쉬는 데에 심각한 문제는 없습니다. 비록 젊은 곰처럼 높은 곳을 기어오르지는 못하지만요.
곰에게 약을 먹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식욕이 왕성한 곰이라면 적당히 꿀을 바른 빵에 약을 넣어줘도 먹지만, 입맛이 까다로운 늙은 곰은 귀신처럼 약을 골라냅니다. 활동가들이 매일 농장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빨리 후원금을 모아서 상시 근무할 수 있는 돌봄활동가를 뽑고 싶어요) 농장주에게 평일 투약을 부탁드리는 상황인 것이 큰 걸림돌입니다. 직접 약을 먹일 수 있다면 좀 나을 텐데요.
처음에는 여느 곰에게 약을 먹이듯이 알약을 빵에 싸서 꿀을 발라 주었습니다. 처음 몇 번은 먹었지만 유식이는 이내 약을 골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활동가들은 해외의 곰생츄어리에서 하듯이 마쉬멜로에 알약을 둘둘 말아서 줬습니다. 역시 몇 달은 그럭저럭 먹었지만, 점점 알약을 입안에서 골라내기 시작했습니다. 값비싼 알약이 사육장 바닥에 흩어져 있는 장면이란…카스텔라도 통영꿀빵도 몇 차례만에 소용없어졌고, 알약을 가루 내어 달콤한 빵으로 반죽도 해줬습니다. 개에게 약 먹일 때 쓰는 필포켓도 무력했고요. 최애 과일인 사과에 구멍을 뚫어 알약을 넣어줬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꿀물을 진하게 만들어 가루약을 타고 개사료와 섞어주는 방식이 통하고 있습니다. 꿀을 너무 많이 먹게 되어 겨우내 잔뜩 살찐 유식이 체중이 걱정되지만, 약을 골라내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감격하는 중입니다. 어쩌면 이 방법도 얼마 못 갈지 모릅니다. 약으로 버티는 상황이 끝나기 전에 유식이도 생츄어리의 흙바닥을 밟아볼 수 있을까요? 활동가들은 이래저래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유식이에게 새 삶의 기회가 닿도록 도와주세요.
활동가 V-LOG
⠀
화천 사육곰을 돌보는 활동가들의 일과는 어떨까요?
많은 후원자님들이 화천의 활동을 궁금에 하시고 현장에 함께 하고 싶어 하시는데요. 생츄어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방문객을 맞이하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대신 활동가들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현장에서 함께 할 수 없는 대신#철장속_사육곰_해방_프로젝트를 많이 알려주시고 후원해주세요~
불법 번식되어 태어난 새끼곰 5마리의 죽음
올 1월, 우리가 맞이한 사육곰의 출생은 모두 여섯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다섯이 죽음으로 너무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여주 곰농장에서 불법증식으로 태어난 새끼곰 중 세 마리가 수곰에게 물려죽고 남은 세 마리 중 두 마리가 또 물려 죽었습니다. 좁은 곳에 곰들을 몰아넣은 사육곰 농장에서 작고 어린 새끼곰들의 죽음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던 죽음입니다. 여섯 마리 새끼곰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마리는 광주의 한 동물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 마주하지 않았어도 될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 다섯 마리와 철창 속에서 첫 세상을 만나 남은 삶도 야생이 아닌 사육장에서 보내게 될 한 마리의 새끼곰을 생각하면 먹먹한 마음을 쉬이 내려놓을 수 없습니다.
여섯 마리 중 세 마리의 새끼곰이 죽고 난 이후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카라는 우리가 돌보는 화천의 곰농장에서 남은 새끼곰들을 돌볼 수 있다는 의사를 환경부에 전한 바 있습니다. 당국은 새끼곰들을 압류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대응이 길어지는 사이 둘은 죽었고 살아남은 하나는 동물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복잡한 인간 세상의 실랑이 없이 새끼곰들이 일찍이 화천으로 왔다면 무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에게 생츄어리가 있었다면, 곰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자그마한 방사장이라도 있었다면, 새끼곰들을 데려와 보살필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동물원에 확인한 결과 살아남은 새끼곰은 잘 지낸다고 합니다. 저희는 동물원에서 보내 준 영상 속 새끼곰의 건강한 모습에 안도했고 분유와 불린 건빵을 급여하는 모습에는 흠칫 놀라기도 했습니다. 건빵이나 식빵처럼 정제된 탄수화물을 야생동물의 먹이로 주는 것은 동물에게 부적절하지만 동물원들이 잘 버리지 못하는 관행이기도 합니다. 새끼곰의 건강을 위해 적절한 먹이 정보를 동물원에 전했습니다. 종의 특성을 제대로 고려해야 돌봄 받는 동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의 활동가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왕복 여섯 시간을 이동하여 화천 곰농장의 곰들을 돌봅니다. 곰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훈련을 통해 채혈을 하고 체중을 잽니다. 풍부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먹이를 주고, 더 나은 방법으로 약을 먹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그러나 곰은 여전히 좁은 철창 속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살고있습니다. 누군가가 보기엔 우리가 돌보는 화천 곰농장과 여느 농장곰들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의 질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330여마리의 사육곰이 남아있습니다. 모든 개체가 중성화 되기 전까지 언제든 새끼곰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고민과 논의 속에서 남은 곰들의 고통이 끝나도록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생츄어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생츄어리 건립을 향한 그 길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후원하기
👉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 후원하기
기업은행 203-147531-04-021 곰보금자리프로젝트
👉 동물권행동 카라 후원하기
우리은행 1005-503-325849 동물권행동 카라 ⠀⠀
🔹 목표 모금액: 1억 5천만 원
- 구조된 곰들에 대한 돌봄 활동
- 행동 풍부화 시설물 설치 및 활동- 진료 및 치료비 등에 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