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농장동물들이 고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 미래식량을 위한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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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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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 Sustainability 2018
2018 혁신과 지속가능성 컨퍼런스


동물권행동 카라는 공장식 축산 99%의 암울한 현실 속에 농장동물을 위해 많은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공장식 축산 문제에 대한 헌법 소원, 감금틀 철폐를 위한 백만인 서명운동 <공장 대신 농장을!>, 동물의 고통이 없는 채식 실천을 위한 <고통 없는 식탁><MEAT FREE TODAY!> 등 농장동물의 처우 개선과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아직은 극소수에 불과한 복지농장을 알리고 소비자 스스로 사육환경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축산물을 선택할 때 공장식 축산물 보다는 윤리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포함해서요.


육류의 소비를 줄이고 채식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 온 카라는 농장동물에 대한 또 다른 실천적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지난 11월 1일 미래 식량에 대한 '2018 혁신과 지속가능성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컨퍼런스가 우리나라에서 고통을 받는 농장동물이 줄어드는 또 다른 계기가 되길 희망하면서요.


지속적인 인구의 증가와 자원의 부족으로 인류의 미래식량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미래식량 중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대체 단백질입니다. 대체 단백질은 식물성 기반의 고기와 세포 배양 고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동물의 고통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동물학대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와 식량문제 등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의 주된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었습니다. 인구 문제, 자원 부족, 기후 변화와 생태계 위기, 지속가능성, 기술발전, 세계화와 미래 시장 등은 제4차 산업혁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면서, 동시에 제4차 산업혁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입니다.

그래서 이날 컨퍼런스는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식량, 미래 운송수단, 지속가능한 브랜드 등 3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카라는 그중 농림축산식품부가 준비한 ‘미래 식량(future food)' 세션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현장에서 나온 미래 식량의 트렌드,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오전 - 축사와 기조연설]


오전은 축사와 기조연설이 있었는데요. 기조연설자 중 뉴질랜드 파무 팜스(Pamu Farms)의 CEO인 스티븐 카덴(Steven Carden)의 농축산업과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설을 간단히 전해드립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의 배경에는 농업과 축산업이 있으며, 이 변화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손에게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식량을 만드는 현재의 방식 자체가 위협에 처해있으며 지속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더 넓은 경작지 확보와 가축 사육의 집약화를 통해 식량비용의 절감을 가져왔으나, 많은 물과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등 문제가 큽니다. 가축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체 온실가스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꽤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는 식량을 생산하는 전통적 방식은 위기에 처해있으니 변화가 필요하다며 참가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오후 - Future Food 미래 식량 워크숍]

현재의 축산 시스템은 동물학대도 심각하지만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위협은 커지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어류 남획과 미세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은 미래 식량에 대해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대체 단백질 기술 분야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입니다. 식물성 기반 고기와 세포 배양육에 대한 연구는 기존 축산업의 동물학대와 환경파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식물성 기반 고기와 세포 배양육에 집중하고 있는 5개 회사 관계자가 나와 회사 소개와 함께 관련된 이슈들을 전달했습니다. 참가자들의 발표와 토론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최대한 간단히 정리해 전해드립니다.

(참가자들이 발표 후 토론 및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파서블 푸드의 조던 사도스키, 멤피스 미트의 데이비드 케이, 굿 닷의 스테파니 다운스, 오션 허거 푸드의 데이비드 벤자퀜 그리고 토론의 사회자이다.)

■ 식물성 단백질로 해산물을 만드는 오션 허거 푸드(Ocean Hugger Foods)의 CEO인 데이비드 벤자퀜(David Benzaquen)이 미래 식량 워크숍의 첫 문을 열었습니다.


ⓒ Ocean Hugger Foods

저희 회사는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해산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토마토로 만든 참치, 당근으로 만든 연어, 가지로 만든 장어 등 모양뿐만 아니라 맛까지 똑같이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지구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축 사육은 기후 변화, 수자원 사용,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동시에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파괴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육류나 유제품은 칼로리의 18%, 단백질의 37%를 제공하고 있지만 83%의 농지를 사용하고 온실 가스의 60%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연간 100억 마리의 동물, 50만 마리의 어류가 도살되며, 이런 비효율적인 시스템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채식에 대한 연구는 증가 추세이며, 채식 인구가 늘어난다면 많은 수자원을 절약해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48년이면 상업적으로 유통 가능한 어류가 고갈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습니다. 미래에 지속가능한 대체 단백질을 찾아야 합니다.

■ 세포 배양육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의 데이비드 케이(David Kay) 커뮤니케이션 매니저가 순서를 이어받았습니다.


ⓒ Memphis Meats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고기를 얻으려고 합니다.
육류 관련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육류소비량은 2050년이면 지금의 2배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는 동물 윤리, 지구 환경 부분에 많은 영향을 주겠지요. 현재의 축산업은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축산업이 세포→동물→고기→상품의 단계라면 배양육은 세포→배양→고기→상품인 셈입니다. 맥주공장에서 맥주를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육류의 세포를 추출해 아미노산과 당분을 주입해 배양합니다.

배양육은 기존 축산업에 비해 수자원, 토지이용, 온실가스 배출을 1/10 수준으로 절감합니다. 식물성 고기에 비해서도 온실가스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공공보건에서도 도움을 줍니다. 동물의 도축 단계에서부터 살모넬라 등의 오염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배양육은 도축과정이 없기 때문에 그럴 일이 없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등으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도 필요 없어집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5%의 시민이 배양육을 선택하겠다고 했습니다.

■ 구글의 3억 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해 많은 이슈가 되었던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의 조던 사도스키(Jordan Sadowsky) 이사도 열심히 어필했습니다.


ⓒ Impossible Foods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100% 식물로 맛있는 고기를 만드는 것이죠.
축산업은 파괴적인 산업입니다. 교통 분야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전체 온실가스의 51% 이상을 방출하고 있으며,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의 온도를 23배 높이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육식이 아닌 채식을 한다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저희 제품의 주원료는 콩, 밀, 감자 전분, 코코넛 오일 등이지만 HEME(헴)이라는 성분이 들어갑니다. 독특한 고기의 맛을 내는 성분인데, 이것은 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서 발견됩니다. 우리는 식물에서 추출한 HEME으로 실제와 같은 고기 맛을 내고 있습니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환경을 위해서 식단을 바꿀 의향이 없는 사람들이 주요 표적입니다.
지속가능성과 효율적인 면도 생각합니다. 진짜 소고기를 만들 때보다 에너지소비 45% 절감, 물 75% 절수, 온실가스 배출 96%를 감축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이용한 파괴적이고 비효율적인 방법 말고 지구 환경에 덜 피해를 주는 방법입니다.

■ 인도에서 식물기반 대체 고기를 만드는 굿 닷(Good Dot)의 CEO 스테파니 다운스(Stephanie Downs)는 주로 인도의 상황을 예로 들며 설명해주셨습니다.


ⓒ Good Dot

인도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육류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인도는 종교와 문화적인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많은 시장이지만,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맛 때문에 고기를 먹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죄책감을 덜면서도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식물성 고기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식품들은 축산업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닭에게 9칼로리의 곡물을 먹이면 1칼로리의 고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닭고기 1kg을 생산하는데 4천 리터의 물이 필요하고요. 닭고기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1칼로리 당 곡물의 25배입니다.

■ 싱가포르의 신생 대체 단백질 회사 시오크 미트(Shiok Meats)에서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대체 단백질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식물기반이거나 세포배양기술에 대한 관심 모두 증가 추세입니다.
기존의 축산 및 식량 분야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환경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고, 우리가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체 단백질 분야는 대부분 환경 문제로 시작했지만, 동물학대 측면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환경과 동물을 모두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번 컨퍼런스는 각자 회사의 소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다뤄졌습니다. 공장식 축산의 동물들에 대한 관점이 많이 나오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대체 단백질 시장이 커지는 것은 농장동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 날의 확실한 메시지는 ‘공장식 축산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미래 식량 시장의 트랜드는 대체육이다’ 였습니다. 공장식 축산의 대량 밀집 감금틀 사육은 동물학대 측면은 물론이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이 항생제 남용, 살충제 달걀 등 우리의 식탁만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서 지구 전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을 멈추기 위해 우리 개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대안은 채식 실천입니다. 전 세계의 모두가 비건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육류 소비를 줄이고 채식 식단을 늘리는 것으로도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체 단백질 시장이 커진다면 대체 단백질 선택 또한 아주 좋은 대안일 것입니다.

사회적인 변화도 필요합니다. 너무 쉽고 싸게 육류를 소비하고, 육류를 권하는 사회문화 또한 달라져야 합니다. 채식 지향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합니다.
이 모든 노력들이 지구를 살리고 동물을 고통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가 미래 식량 특히, 대체육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대체육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겠다는 의지라고 봐도 되겠죠? 우리의 식탁 위에 동물의 고통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많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모든 존재가 평화로운 식탁을 꿈꾸며 오늘 저녁부터 동물의 고통이 들어가지 않은 식단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팀-


** 공장식 축산의 감금틀 철폐를 위한 공장 대신 농장을! 서명에 참여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장 대신 농장을! 서명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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