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탁상행정 살처분 반대 청와대 앞 1인 시위 - 31일간의 기록

  •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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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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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세계농장동물의날 기자회견


살아남은 5천 마리 닭들에 대한 살처분 명령은 아직 취소되지 않았습니다!


위험도 평가 실종된 탁상행정 살처분 남발하면서 살처분 강화 방침 밝힌 정부

10/2~11/1 청와대 앞 1인 시위 진행


2000년 이래 구제역과 조류독감(AI)으로 살처분된 농장동물들은 1억 마리에 육박해 가고 있습니다. 위험도 평가 없이 무조건 최대 가능 범주로 이뤄지는 탁상행정 살처분도 남발되고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은 살처분 희생을 키우고 있는 주요하고 근본적인 원인임에도 축산환경의 변화는 더디기만 합니다.

 

10월 2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카라(KARA)는 탁상행정 살처분 명령으로부터 5천 마리 닭들을 지켜낸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주님을 모시고 '잘못된 살처분 명령은 취소할 수 있는 나라이길 바란다' 청와대 앞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정부가 반경 3km ‘예방적’ 살처분 강화 방침을 발표한 직후였습니다. ‘예방적’이라는 미명하에 위험도 평가 없는 탁상행정 살처분이 행정청에서 남발되고 있는데다 2017년 3월 참사랑 농장에 내려진 잘못된 살처분 명령도 아직 취소하지 않은 터에 정부가 되레 살처분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참사랑 농장주님은 잘못된 살처분 명령을 제발 취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뒤 이날 기자회견 있은 직후부터 31일간 청와대 앞 1인 시위에 들어갔습니다. 1인 시위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 같이 계속되었습니다. 1인 시위를 위해 농장주님은 절박한 심정으로 매일 익산과 서울을 오가셨지만 결국 몸에 탈이나 병원에 입원하시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카라와 녹색당,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들은 서로 협력하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이어나갔습니다. 제1회 카라 동물영화제로 방한중이었던 코끼리 구조 전문 활동가 ‘상둔 렉 차일러’ 씨도 1인 시위 현장 지지방문을 나와주셨습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 



1인 시위 피켓은 더욱 크고 선명하게 진화되었다


10월 2일 시작된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11월 1일 종료되었습니다. 참사랑 농장주님이 올리신 국민청원도 4,388인의 참여로 종료된 상태입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더욱 많은 분들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뉴스는 AI 항원 검출 소식을 전했고 또다시 묻지마 살처분이 시작될까봐 그때마다 고병원성인지 아닌지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아직까지 고병원성 AI 소식은 없지만 위험도 평가 없이 달랑 반경 3km 기준 하나에 입각하여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탁상행정 살처분에 대한 개선이 없는 한 비극은 반복될 것이며 공장식 축산 속에 서 애먼 동물희생은 더욱 커져갈 것입니다.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은 2017년 3월 수차례의 AI 비감염 판정에도 불구하고 발병농가 반경 3km 내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 되었고 참사랑 농장은 닭들을 죽이는 대신 차단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는 쪽을 택했습니다. 마침내 참사랑 농장은 AI로부터 닭들을 건강히 지킬 수 있었고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 이후에도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5천 마리 닭들은 또다시 AI 비감염 판정을 받으며 현재까지 쌩쌩하게 달걀을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거부한 대가는 가혹했습니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가 지나서도 비감염 판정 받은 닭들마저 익산시는 무엇을 위한 살처분인지 목적을 상실한 채 살처분을 계속 강행하려 했습니다. 참사랑 농장이 위험을 퍼뜨리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근거는 내놓지 못했습니다. 살처분 명령도 취소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사랑 농장은 살아남은 5천 마리 닭들과 함께 아직까지 억울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탁상행정 살처분 남발 시정과 공장식 축산의 구조적 개선 시급 


참사랑 농장에 시련이 닥치던 그해, 국내에서는 H5N6와 H5N8 AI가 연달아 터졌으며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한 가금류 살처분 수는 4천만 마리 가까이 치달았습니다. 한국의 살처분 희생이 이상하리만치 큰 것은 국제적 비교를 통해 드러납니다. 2017년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H5N6 AI로 인한 발병농가 살처분 마릿수만 비교하면 일본이 167만 마리를 죽일 때 한국은 2455만여 마리를 죽였습니다. 같은 해 H5N8 AI로 인한 발병농가 살처분 마릿수는 영국 74마리, 한국 208만여 마리였습니다. 발병농가 살처분 수만 해도 동일한 년도에 각각 15배, 28000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이렇듯 대량 살처분 희생이 한국에서 유독 큰 이유는 공장식 축산 99%의 열악한 국내 축산환경 때문입니다. 또한 위험도 평가 없이 그 어떤 요인도 고려하지 않고 ‘예방적 살처분’의 최대 범주를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탁상행정 살처분 때문입니다. 


생명을 경시하지 않는 행정이었다면 비감염 판정 사실과 동물복지 사육환경인 점 등이 위험도 평가에 고려되었을 것입니다. 생명을 경시하지 않는 행정이었다면 이미 살처분이 무효해진 시점에서 의미 없는 살처분을 굳이 강행하려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생명을 경시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행정이었다면 살아남은 닭들에 대한 살처분 명령을 진즉에 취소했을 것입니다. 

 

실종된 위험도 평가는 점검하지 않고 살처분만 강화한다면 오히려 애먼 생명 살처분에 의존해 실질적 개선은 없는 채로 방역 실패를 면피하고자 하는 게 아닐지요. 잘못된 행정이 바뀔 때까지 이 싸움은 끝난 게 아닙니다.


카라는 위험도 평가 없이 이뤄지는 탁상행정 살처분 남발의 시정과 생명경시 방역 프레임의 전환,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며 대량 살처분 희생을 키우고 있는 공장식 축산의 구조적 변화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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